산외면 구티리 박순칠씨
"내년 십만주 묘목보급 기대"
1993-04-03 송진선
그가 재배한 묘목은 일찍부터 주문되기 시작해 정작 나무를 심어야하는 요즘에는 묘포장에 단 한그루의 묘목도 없을 정도 인데, 올해 해동되면서부터 사과, 배, 자두, 복숭아, 대추나무 묘목 4천5천주를 판매, 1억2천만원 이상의 조수입을 올려 밭에서 재배한 여느 농작물보다 훨씬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는 박순칠씨의 유실수 묘목 재배실력이 국내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때문으로, 지난해 괴산 증평에서 후지보다 더 크고 맛좋은 개량종 사과를 재배해 농림수산부 상표 등록은 물론 일본, 미국과 수출계약 까지 한 왕실사과 묘목도 바로 박순칠씨가 접을 붙인 묘목이었다는 것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유실수 묘목재배에 일가견이 있는 박씨가 유실수 묘목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일제 시대부터 과수원을 운영하며 과수묘목도 재배하온 아버지의 일손을 돕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니까 20년이 넘은 셈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시에서 직장을 잡아 생활했으나 2개월 후 다시 돌아와 묘목재배에 전념, 현재 산외 아시, 천안, 대구 등지에 총 5천여평의 묘목을 전국 각지로 공급, 이제 유실수 종묘업의 권위자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보은에는 주로 사과나무를 공급하고 있는데 우리 묘목을 사가는 사람이 묘목을 잘 길러 크고 맛좋은 과일을 생산하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고 나머지 묘목도 다 주고 싶을 정도인데 대부분이 묘목을 사가면 설명해 준대로 심지 않아 오히려 수확량을 떨어뜨리고 착색도 잘 되지 않아 손해는 보는 경우가 많다."며 "4년전 수한면 사람이 사과나무 묘목을 사갔는데 잘 길러 튼실한 사과를 수확하고 다시 묘목을 사러와서 그냥 묘목을 주기도 했다." 1년중 가장 한가한 추석을 전후해서 자신이 묘목을 판매한 전국의 농장을 돌며 잘못 식재된 묘목을 교정시켜주고 전정작업도 해주는 등 묘목관리 봉사도 마다하지 않아 더욱 신뢰를 얻고 있다.
앞으로 맛도 좋고 건과와 생과도 가능한 서양자두 프론묘목을 재배해 전국에 확대 보급하고 묘포장과 과수원도 운영할 계획이라는 그의 말처럼 박순칠씨의 머릿속에는 끝없는 도전의식이 늘 꿈틀거리며 또다른 품종개발로 그를 채찍질 한다. 내년 10만주 보급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유실수 묘목을 더욱 정성을 심는 박순칠씨는 부인과 1남1녀의 자녀와 함께 상큼한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