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후보 기근현상

잡무증가, 낮은 보수로 이장직 기피

1993-03-06     보은신문
행정업무의 최일선 수행자인 이장들이 각종 잡무는 증가하는 반면, 이장에게 지급되는 보수가 적어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자 생업을 이유로 이장직을 기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최일선에서 이장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수를 현실화한다든가 광역 단위로 행정전담요원을 고용 배치시키는 등 방안을 마련, 이장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이장은 마을총회에서 주민과 과반수 이상의 참서과 참석주민 과반수 이상의 의결로 복수 추천하여 읍면장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지만, 대부분이 투표로 이장을 선출하여 놓고 개발위원 중 1명을 더 추천하여 읍면장으로부터 임명 동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복수추천을 없애고 부락총회에서 투표로 선출된 이장을 임명토록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3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장들에 따르면 "행정업무 외에도 농협, 경찰, 의료보험, 농조 등 타기관 업무를 동시에 보고있어 갈수록 일은 증가하고 있지만 월10여만원의 보수를 받고 행정에 전념하기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커 이장직을 기피하고 있는 데다 각종 사업 추진시 주민과의 갈등 등 에로사항이 많아 이장직을 기피하는 시례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실례로 지난 '91년 관기-불목간 농촌 소득원 도로 개설시에 공사구간 중 일부에 대하여 토지승락을 받지 못하자 주민설득 부족을 이류로 이장직을 사임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이장은 준공무원으로서 신분이 명문화 되어있고 이장에게 업무수행에 소요되는 원 수당 8만원(그외 1년간 출무수당 10만원, 상여금 16만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사실상 업무수행에 따른 비용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어서 이장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이장직 기피 현상을 초래한다는 것. 더구나 호수가 많은 부락과 작은 부락의 구분 없이 동일한 행정업무 수행으로 인구가 많은 부락 이장의 불만이 발생하는데다, 농촌인구의 노령화와 이농현상으로 이장제도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장이 행정기관 외에도 농협 등 타기관 업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행정업무 외에 타 업무가 더 과중하다"는 불만까지 나와 그에 따른 대책이 요구되고 있기도.

이에 이장들이나 행정관계자들은 "이장의 봉급을 현실화시켜 월수당을 8만원에서 20만원 정도로 중액시켜 최일선에서 이장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수를 현실화시켜야 하며, 또 마을 인구수에 따라 1·2·3등급으로 구분, 월정수장을 차등 지급하는 등 문제해결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2∼3개 마을단위로 1명씩 행정수행 능력이 있는 사람을 지방공무원으로 특별채용, 광역단위로 행정전담 요원을 배치시켜 이장의 보좌역할은 물론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아울러 타기관 업무 추진에 따른 업무 과중은 행정기관 업무는 이장이, 농협업무는 영농회장이 하는 등 관련업무를 구분시켜 업무추진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외에도 이장을 보좌하는 반장의 수당도 대폭 개선하여 이장들이 마을일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든가 모범이장이나 장일 재임이장들에게 선진지견학, 산업시찰 등을 해주는 등 사기진작에 신경써 이장들이 적극적인 행정업무를 추진토록 해야 한다는 것. 한편, 회북면 오동리(이장 송순상)는 부락 공동소유 전답을 임대하여 마을 공동기금 5천만원을 확보 '90년도부터 이장이 부락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연1백60만원의 판공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좋은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