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화합의 선율
개나리 합창단을 찾아서
1993-02-13 보은신문
문화원과 관내 뜻있는 후원자들의 도움속에 45명의 인원으로 시작한 개나리 합창단은 국민가요 및 건전가요의 보급과 군민위안 및 외빈 환영행사 등의 출연을 비롯하여 '91년 속리축전시 제1회 정기 공연을 개최한 이래 지난 12월22일 제4회 정기발표회를 개최하기까지 지역문화 창달에 앞장서 왔다.
개나리 합창단은 현재 지휘자, 반주자, 34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단장에는 김순환씨, 부단장 정명선·박은영씨, 총무 김영애씨, 단무장 강순옥씨 등 임원단과 유성준 지휘자, 신수미 연주자가 있으며 단원들은 분야별로 소프라노 : 김인순, 김승희, 한복희, 김영애, 배경자, 고은자, 이종복, 박희숙, 바은영, 김승희, 임명자, 김숙희, 한경자, 김희주, 임혜경씨 메조소프라노 : 조금순, 정명선, 안종숙, 배성자, 김정숙, 박미숙, 강후남, 장경자, 박순득, 최애령, 이원정, 김영옥씨 알토 : 신애자, 강순옥, 박정숙, 송명호, 한인순, 김순환, 신졍례씨 등이 활동중이다. 호서대 성악과를 졸업한 지휘자 유성준씨는 창단 조창기 최경하씨의 뒤를 이어 새로이 지휘자와 음악연습을 담당하고 있으며 천안 시립합창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반주자 신수미씨는 최성수씨의 뒤를 이어 2대 반주자이며 청주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고 현재 청주유치원에서 사회활동에도 열심인 열성파- 이렇게 개나리 합창단이 제자리를 잡아가는데는 후원회원들의 협력도 큰 몫을 차지했다.
갖가지 어려움 속에 이들의 뜨거운 열의로 탄생한 개나리합창단은 고문인 국회의원 박준병 지구당 위원장, 명예 회장인 보은군수, 후원회원 방인숙씨 등 10여명의 도움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보은군민의 성원속에 개나리 합창단이 창단됐음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하는 유성준 지휘자는 처음 합창단을 맡으며 사람의 향기를 보은에 가득 피워보고자 한다고 얘기하듯이, 바로 보은인 모두의 사랑과 인정만이 개나리합창의 앞날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창단 초기에는 맡은 분야별로 연습이 안돼 어려움도 많았는데 이제는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화음도 좋아지고 그 어느 자리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성숙해졌다"고 말하는 정명선 부단장은 "각종 대회에도 참가해 보은을 자랑하고 대표해야 할텐데 주민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전한다.
그러나, 일부 몇몇 사람만의 관심과 후원에는 한계가 있듯 창단 2년이 지나면서 개나리합창단은 점차 재정적 어려움에 부딪혀 그 존립마저 어려운 형편에 이르고 있다. 많은 이들의 지원과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나리 합창단의 운영은 단원들이 매달 납입하는 회비 5천원이 고작이다. 군민 행사때에는 문화원에서 1백만원을 지원해 주지만 행사를 치르고 나면 여전히 운영금은 부족하고, 군에서도 지난해 1백만원의 예산을 지원해주어 도민체전시 축하행사를 치뤘지만 합창단 운영에는 한푼도 지원이 없다. 그렇다고 가정 주부들이 생활비를 쪼개어 합창단을 보탤 수도 없는 형편이다. 가정을 이끌면서 매달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것이 주부들이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이러한 어려움을 행정기관에 호소해 1백만원의 예산증액 신청을 올렷는데 가능하도록 해보겠다는 대답만을 들었을 뿐 실질적 지원은 미지수다.
실제로 합창단을 운영하려면 기본적인 것만 해도 매년 7백여만원, 지휘·반주자 급여와 노래연습때의 간식비 정도만 해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현재 합창단의 재정실정은 반주, 지휘자의 봉급도 어려운 형편이다. 청소년, 주부들에게 많은 정서적 도움을 주고 있는 합창단이 지금에와서 없어진다면 전 군민의 차원에서 아쉬움으로 남게 될 것이 분명하다. "충북합창제 참가에 대비해 행정기관에서도 2백50만원의 예산을 마련해 놓았었는데, 행사가 실시되지 않아 그냥 묶여있다"며 "예산명목은 바꿀 수 없지만 합창단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미 마련된 예산이니 만큼 어려운 운영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단원들은 입을 모은다. 인근 시·군의 경우를 보더라도 행정기관에서 적극 협조, 지원해주어 각종 대회 참가나 운영에 지장이 없이 고장을 대표하고 있는데, 우리 군도 이러한 점을 본받아 활성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합창단의 어려움은 노래를 연습하는 장소 문제에도 있다.
회관이 아직 없는 실정이라 매번 행사때마다 보은신협 회의실이나 예식장 등을 빌려 연습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장소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의 수준을 이글어 냈다는 것은 단원들의 피땀어린 노력뿐이고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단원들은 꼭 개나리 합창단의 존립만큼은 지켜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역 출신 음악인들을 초청해 향토 음악제도 개최하고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음악제도 개최할 계획을 가지고 의욕에차 있다.
우리 보은군의 꽃이 개나리라 개나리 합창단이라 명칭을 정했다는 우리 군의 합창단이 군민의 관심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떻게 존립할 수 있겠는가. "노래를 통해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며 가정에도 화목한 건전한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자랑하며 그래도 밝은 미소를 지우지 않는 단원들… 남편의 외조도 개나리합창단의 밝은 모습에 한 몫을 하고 있듯 언젠가 개나리합창단이 우리 보은군민의 합창단으로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