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북면 쌍암1구 김대중 이장

「올해는 가장 바쁘고 뜻깊은 해

1993-02-06     송진선
첩첩산중, 새마을 사업도 이뤄지지 않았을 듯 싶은 돌지붕, 흙벽돌, 울퉁불퉁한 길…… 마을 전체라고 해봐야 16가구에 주민 41명이 고작인 회북면 쌍암1구. "주민 여러분, 면사무소에서 겨울 농민교육이 있습니다. 영농 기술 습득에 도움이 되도록 주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마을방송을 처음 해 본 때문인지 떨리고 말이 잘 연결되지 않아 진땀을 흘렸다는 이장 초년생 김대중씨(31)는 93년도 이장업무를 이렇게 시작한 군내에서 가장 젊은 이장이다. 지난해 12월10일 있은 마을총회에서, 이젠 보다 능동적으로 일할 젊은 세대가 이장을 맡아 하루 빨리 마을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민들의 한결같은 권유와 10년간 쌍암1구 이장직을 맡아 온 정상구씨(53)의 설득에 못이겨 결국 "마을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선서(?)를 하기에 이른 김대중 신임이장.

마을의 각종 현안사항을 파악하느라 하루 해가 짧을 정도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대중 이장은, 교육도 많고 행정기관의 협조사항도 많아 농사를 지으면서 두가지일을 모두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1일과 2일 신규 이장반 교육을 받고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산더미 같이 쌓인 소 오물 뿐이었다며 쓴 웃음을 짓는 김대중 이장은, "우리 아들은 바빠서 이장을 맡을 수 없는 처지인데 큰 일 이유"라는 어머니의 걱정에 그래도 "열심히 하면 일하면서도 이장 볼 수 있지유 뭐"하고 안심시킨다. 2남7녀 중 차남으로 여덟째인 그는 22년전부터 혼자 몸으로 자식들을 키워온 어머니 정상희씨(65)와 올해 86세 된 할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소문난 효자.

처음부터 도시에 나가 서러움 받는 공장잡부가 되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인 목장주가 되기 위해 황소 1마리와 함께 농촌에서의 삶을 선택한 김대중 이장은 소 22마리를 사육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새벽 5시에 기상해 소와 함께 보내는 시간과 1만평 가까이 되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지으며 부지런한 삶을 살아온 우직한 농사꾼으로 땅을 지킨다는 자부심에 지칠줄 모르는 활력을 과시한다.

그래서 주민들도 그의 그 우직함에 나이는 비록 어리지만 이장으로 선뜻 추천한 것이 아닐까. "현재 마을 진입로만 표정이 되어 있을 뿐으로 마을의 낙후성은 한눈에 봐도 알 정도예요. 하수도도 다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