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속리산우회

속리산 용바위골 휴게소에서 시산제

2003-04-19     송진선
재경 군민들로 구성된 속리산우회(회장 이병길, 산악대장 박용국, 총무 이덕우)가 지난 13일 속리산 용바위골 휴게소에서 시산제를 지냈다.

매월 둘째 주 일요일마다 산행을 하는 속리산우회의 이번 속리산 문장대 행에는 90여명 가까운 회원이 참가해 고향의 산이라도 찾아 향수를 달래보고 싶은 애틋함이 묻어났다.

대한산악연맹 산하인 보은속리산악회(회장 김호동, 대한 미건 대표) 회원들이 이날 동반 산행을 해 지역민과 출향인간의 끈끈한 인간애를 보여주는 시간이 됐다. 속리산우회에서는 그 고마운 마음이 담긴 선물을 전했다.

특히 시산제는 용바위골 휴게소 대표인 구연수씨가 포, 떡, 과일, 술 등 속리산우회를 환영하는 마음으로 제수를 준비해 속리산우회 회원들은 제만 올리게 해 회원들의 고마움을 샀다. 97년 4월13일 현재 속리산우회의 고문으로 있는 김성순씨 등 17명의 발기인으로 출발해 현재 110명의 회원으로 확대, 속리산우회는 산을 좋아하고 산행을 즐기는 단 하나의 동기로 모인 또 하나의 재경 군민 모임으로 발전했다.

매년 초에 시산제를 지내는 타 산악회와는 달리 속리산우회는 매년 산악회가 창립된 날을 즈음한 산행일에 시산제를 지내는 것이 지금까지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회원들은 속리산의 푸른 정기와 고향의 흙내음을 가슴 가득 담고 시산제를 지낸 음식을 함께 먹으며 덕담을 나눴다.


다음은 황귀선 시인이 작성한 축문이다.

산은 태초에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재산으로 천지만물의 서식처요 모든 동식물의 보금자리로서 인간에게 건강을 길러주고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가꿔주는 근원이로다.

산은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스승이요 고난을 극복하고 인내심을 길러주는 심신연마의 수련장이로다.

산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아니하며 나고 못나고 있고 없고를 구분하지 아니하며 선하고 악한 자를 차별하지 아니하며 밉고 고운 자를 선택하지 아니하며 만인 앞에 평등하는 도다.

산에 올라서는 교만하지 말며 앞뒤를 다투지 말며 음한 마음을 품지말며 오직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밝은 바람과 신선한 공기를 취하며 자연을 즐길지어다.

산이여! 있으시나이까 여기 대한민국 충청북도 보은 속리산에서 산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인간들이 모였나이다 나무 같고 풀같은 소박한 사람들이 엎드렸나이다.

이제 이 속리산우회 사람들은 무시로 높고 낮고 멀고 가깝고 깊고 얕은 전국산천을 다니며 서로간에 우정을 다지고 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누며 살아가고자 함이니 바라옵건대 산이여 산이여 이들에게 힘이 되고 길 되소서.

고개를 넘고 기슭을 돌아 능선을 타고 골짝을 내려올 때 한 사람의 낙오자나 사고자가 없도록 살펴주소서.

항상 적은 비용으로 많은 즐거움을 취하도록 배려하여 주소서 가정마다 늘 행복과 행운이 깃들게 하소서 이에 정성을 다해 술과 안주를 빚어 올리나이다.

읍하고 배하오니 흠향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