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건축물 방치현상 증가
재정난… 공장건축 도중 하차 업종사양화로 근로자 이주
1992-12-19 보은신문
농촌에 조성되고 있는 공장들은 농촌 유휴인력의 흡수와 농민들의 농외 소득증대라는 선심성 외적효과 보다는 도시에서는 얻을 수 없는 부지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조건과 농촌에 입주하므로써 저리의 자금융자 지원 등 정부의 혜택에 눈이 어두워 농촌에 입주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농촌에 입주하는 공장은 사실상 재무구조가 튼튼한 내실있는 공장이라기 보다는 빈약하기 이를데 없는 영세업체가 대부분이어서 공장을 신축하다 자금이 달려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군내에도 골조만 앙상하게 세워둔 채 더 이상 건축물이 완공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거나 가동중 부도로 인해 폐업 가동되지 않는 곳이 몇 개 있다.
이러한 공장들은 교통의 사각지대인 군내의 종장설립 희망 기업체수가 적은 가운데 공장설립 허가를 취득하여 자금을 융자, 공장을 건축하다 재정의 빈약으로 자금회전이 안돼 경매에 부쳐지는 등 난항을 겪다 결국은 방치되고 만 것이다. 또한 이들 업체들은 하나같이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이란 하나의 법규를 놓고 공장업주는 업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금융기관은 금융기관대로 각기 법의 해석을 달리해,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고, 서로 유리한 조건으로 이익을 챙기기에 바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내북 봉황리에 있는 전 세웅통상 건물이라고 볼 수 있다.
외속 오창리에 있는 보은농산 건물도 매년 조금씩 증·개축을 실시하고 있으나 답보상태에 있으며 마로 송현리에 있는 단천광업소의 사택이 회사 소유의 방치된 건물 중 대표격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방치된 건물이 제 용도대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소유주는 물론 행정기관, 군민 모두가 주인정신을 갖고 방안모색을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건물이 사실상 개인소유로 되어있기 때문에 행정당국에서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부도를 내고 싶어서 부도난 것도 아니고 공장이 가동되지 않아도 그에 대한 재산세는 의무적으로 납세하기 때문에 소유주들의 답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군 관계자들은 행정적으로도 처리할 수 없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전 세웅통상
세웅통상(대표 윤정자, 서울)은 내북면 봉황리 산 23번지 4천8백평의 부지에 건축면적 2천4백평 규모로 지난 `88년 6월4일 공장설립 승인을 받고 농산물 가공 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건축했었다.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에 따라 허가를 얻어 문어발 식으로 자금을 모아 건물을 짓기 시작했으나 믿고있던 중소기업 창업 지원기금의 융자혜택을 받지못해 사채 상환을 하지못하자 채권자들로부터 경매에 부쳐졌고, 당시 세웅통상의 골조공사를 맡았던 중원타워(대표 최민섭)에서 1억5천만원에 부지를 인수하였다. 그리고 이를 다시 서울 동교동에 본사를 두고있는 천일제약에서 5억원에 인수하였으나 건물명 의주는 여전히 세웅통상의 윤정자씨 앞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쌍방간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고있어, 건물방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공장설립 승인을 받고 2년 이내에 시제품이 제조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된다는 법규에 의거 기한이었던 `91년 10월10일 이후로 공장허가가 취소되었고 현재 세웅통상은 그 이름조차 없어진 격이 되었다.
보은농산
외속리면 오창리 133번지에 위치한 보은농산은 지난 `84년 9월18일 폐교된 장재분교를 교육청으로부터 학교부지 1천3백평과 하천을 포함한 총 4천여평을 매입해 본교사 외에도 2동의 건물을 증·개축했고, 그중 서쪽에 위치한 2백29평 규모의 건물 1동에 대해서는 `91년 8월7일 이미 준공검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장재분교를 매입, 보은농산을 설립할 때만 해도 인근 주민들에게는 농산물 가공업을 위해 공장건축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공장가동을 위해 공장을 건축했다기 보다는 완공후 비싼 가격에 매매하기 위한 투기목적의 건축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왜냐하면 `84년 이후부터 건물을 신축하고 있으나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공을 보지못하고 있고 이렇다할 계획도 없는 가운데 건축만 해놓은 것이다.
단천광업소 사택
마로면 송현리 387번지와 388-1번지 일대에 18평 규모로 10동이 있는 이 사택은 한 동에 2가구씩이 거주할 수 있도록 지어져 있다. `79년에 건축된 이 사택은 마로면 소여2구 산 일대에서 무연탄을 채광하던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했으나, 저질탄이 채탄되어 판로가 막히자 `89년 6월28일을 기해 사실상 폐광, 사택에 살던 근로자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해 현재는 완전히 빈집이 되고 말았다. 이 사택은 유리창이 깨지고 출입문이 부서져 있는데다 여름이면 수풀이 뒤덮여 한마을 전체가 흉가로 변해 이곳을 지나기가 무서울 정도이다. 현재 이 사택을 관리하고 잇는 마로면 소여리 김기철씨는 "일년이면 두서너 차례 사택매매에 대해 문의를 하고 있는데, 매매자와 매입자간의 적정 가격이 나오지않아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있다"고 말한다. 한편 사택 소유주는 대지와 인근 밭까지 2천평 정도를 2억에 팔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보청저수지 감시옥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지개량 조합 소유의 감시옥은 방치된 지 7년 가까이 되었다. `81년 12월31일 보청저수지를 축조하면서 방 2칸, 부엌, 마루, 화장실까지 30평 정도의 규모로 건축된 감시옥에는 당초 관리인이 거주했었다. 그러나 감시옥의 위치가 주변 마을과 40∼50m 정도 떨어진 외딴 곳에 위치해 있어, 사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감시옥에 거주할만한 적임자가 없어 지금가지 방치된 상태이다. 더욱이 바로 옆에 조성된 솔밭은 여름이면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위락지역인데 이 방치된 감시옥이 미관을 해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청소년비행 및 탈선의 온상이 된다는 지적이다.
동원석재
산외면 아시리에 위치한 동원석재 공장은 방 구들을 만드는 공장으로 흙보다는 시멘트 사용이 보편화되고 연료도 나무보다는 연탄과 석유가 보편화되면서 업종 자체가 사양화되어 공장이 가동되지 않았던 것. 3년 이상 방치된 이 공장건물은 산외면 아시리 군도 옆에 위치해 속리산 가는 길목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방치된 건물들은 작게 보면 개인적인 손실일뿐이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겠지만 크게 볼 때 국가적인 재산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방치된 건물은 하나같이 주변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따라서 행정기관에서는 사유물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담너머 불구경 하듯 소극적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그 건물이 처한 위치에서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소유주와 매수 의도자 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