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하천오염의 실태(5)

여름 물놀이하천… 그 오염 실태

1992-07-04     보은신문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면서 인근 하천을 찾는 인파가 늘고 있다. 이는 본격적인 피서철로 접어들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매년 여름 피서를 다녀오는 것은 이미 일반화 되어 있고, 더구나 멀리로 가는 고생피서 보다는 가까운 인근 하천변을 찾아 가족단위 등으로 피서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게다가 널리 알려진 관광 휴양지는 수많은 인파와 오염으로 인해 짜증만을 더해줄 뿐이어서, 오히려 아직 덜 알려진 소하천을 찾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그때문인지 군내 하천에도 주민들은 물론 널리 서울 등지에서까지 피서객들이 찾아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피서객들을 맞는 주민들의 고충은 크다. 매년 여름마다 홍역을 치러내야 하는 것은 하천 인근의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쓰레기장과 간이화장실 등 편의시설의 부족으로 하천변 곳곳에는 쓰레기더미들이 널려있고, 주변 논둑 밭둑은 피해까지 잇다르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군내에 여름 물놀이천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은 준용하천인 외속리면 서원계곡, 보청천 지류인 마로면 기대천, 산외면 달천직할하천인 회북면 회인천 등인데, 이에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이곳 하천들의 오염실태와 더불어 화장실, 쓰레기장 등의 편의시설을 점검해 본다.


△ 서원계곡
서원계곡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외속리면 서원리에서 삼가저수지까지 빼어난 절경이 이어지는데다 비교적 많은 물이 흐를 뿐만 아니라 속리산과 인접해 있어 속리산 관광객은 물론 여름철 피서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이 전국 각처에서 몰려 휴가철에는 하루평균 2~3천명, 여름동안 20여만명의 피서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또 서원계곡을 지나 내속리면 만수리계곡 등 깊은 골짜기에까지 피서객들이 찾고있다. 이곳 서원계곡에는 간이화장실 2개소, 고정식화장실 2개소와 쓰레기통 4개가 설치되어 있지만, 쓰레기소각장의 경우 6~7년전에 설치되어 처리용량이 부족, 매주 토요일 면 공무원 등 주민들이 자연보호활동을 펼쳐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는 실정.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부 1명이 경운기로 수거할 수 있도록 3개월간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어 길가에까지 내놓은 쓰레기 정도는 제때에 수거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나마도 예산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나무와 바위틈, 풀밑 등에는 많은 쓰레기들이 산재해 하천오염은 물론 주민과 피서객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있다.


△기대천
마로면 기대리 주변의 하천은 보청천과 서원계곡, 마로천이 합류되어 비교적 많은 물이 옥천군 청산을 지나 금강으로 합류되는 하천이다. 따라서 주민은 물론 인근 옥천·영동군에서까지 많은 피서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2개의 간이 화장실만이 있을 뿐 쓰레기장 조차도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여름철마다 면 공무원들을 수시로 쓰레기 수거를 해야하고 주민들은 노상방뇨로 인한 악취때문에 큰 불편을 겪어 올해 화장실 4~5개소를 설치해 줄 것을 건의 요청 중에 있다.


△달천
내속리면 상판리에서 산외면 원평, 백석, 장갑 이식리로 흐르는 10km구간의 준용하천인 달천은 속리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 때문에 많은 피서객들이 몰리고 있어, 이미 멀리까지 소문이 퍼져 피서객들은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여기에는 이식, 중티, 원평에 화장실 6개소, 쓰레기장 3개소가 설치되어 있으나 매우 부족한 형편으로 면공무원들이 직접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며 주민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 회인천
직할하천인 회북면의 회인천은 대청댐으로 직접 합류되고 회북면은 상수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한우육성단지로 인해 완벽한 간이오수처리장을 설치했고, 생활폐수로 인한 오염을 막기위해 하수종말처리장을 금년말 완공할 예정으로 건설 중에 있다.

이곳 특히 죽암·신대리에 피서객들과 낚시꾼들이 모여들고 있지만 화장실과 쓰레기장이 없어 여름철 자연정화활동으로 대청하고 있다. 이에 군은 맑은 물 되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회인천에 하천 휴식년제를 실지중에 있다.

지난 5월1일부터 내년말까지 시행되는 하천휴식년제는 직할하천인 회북면 쌍암리(기점)에서 죽암리(종점)까지 13.7km의 회인천 구간에서 이기간 중에 낚시, 오수배출, 세차행위 등과 오물·유독물 투기 및 동물의 사체 유기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현재 관내에는 군내 하천에 대한 감시 및 오염원 예방 등을 주업무로 하는 청원경찰 9명을 두고 있다.

군내에는 직할하천인 회인천 17.7km와 보청천 등 준용하천 178.3km로 총 연장 196km의 하천을 이들 9명이 모두 분담해 감시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들 청원경찰만으로는 효과적인 하천오염 감시활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갖추고 있는 기동 장비도 오토바이 뿐이어서 갈수록 지능화·신속화 되고 있는 각종 오염·불법행위를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천오염 방지를 위한 인원증원이나 장비확보를 기대하기란 군의 재정형편상 어려운 실정인만큼 우리 군의 자랑인 우리의 하천이 오염되는 것을 예방하는데는 주민 스스로가 앞장설 수 밖에 없다. 행정당국은 오염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고, 피서객들은 자연보호의 차원에서 오물 등 쓰레기의 뒷처리를 말끔히 해야 할 것이며, 주민들은 감시의 눈길을 늦추지 말고 하천오염 예방에 최선을 다해, 맑고 깨끗한 하천으로 자손대대로 물려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