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송범헌 박사

우리농업 부흥위해 구슬땀, 미조리 주립대학 박사학위 따낸 의지의 보은인

1992-07-04     송진선
자기가 임한 분야에서 으뜸이 되기위래 농학 연구에 몰두하는 송범헌 박사(39. 보은 삼산, 농촌진흥청)는 요즘 젊은이로서는 보기드문 의지의 소유자이다.

농촌을 살려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80년 농촌진흥청에 입사한 후 87년 미국 미조리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지난 6월 고향 보은 땅을 밟은 송범헌 박사를 반긴 것은 풍요로운 전경보다는 빈 집과 방친된 많은 논 밭 뿐이었고, 어려운 농촌실정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애써 울음을 삼켜야 했다고.

삼산국민학교(54회)와 보은중학교(19회), 보은농고(24)에서 줄곧 1, 2등을 다투며 공부에 전념하고 특히 수학, 과학을 잘했던 그는 넉넉치 못한 집안형편을 고려해 학자금이 싼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지원하려고 했으나 당시 지도교사가 사범대학보다는 농학을 전공해 어려운 농촌경제를 부흥시키는 것도 큰 애국일 것이라고 격려해줘 충북대 농대를 입학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을 수료, 석사학위를 받고 입사한 곳이 자신의 평생직장인 농촌진흥청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흙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흙의 최후의 보루를 자처하며 작물의 생산성 향상에 젊을 불태웠다. 그러던 중 장학금을 주겠다며 유학을 권유한 미조리 주립대학으로 87년 유학을 떠나 미국 농업의 발전상을 보면서 한국 농업 진흥의 길을 모색하고 선진농업을 구축하기 위하여 학문연마에 25시간(?)을 보냈다.

눈이 나빠질 정도로 책과 씨름하여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살아 '미조리 주립대학 유학생 송범헌'하면 공부벌레로 통할 정도였지만 휴일이 되면 1백60명 정도 되는 한국 유학생들과 소풍도 가고 축구도 하며 친목을 도모한 멋진 사나이로도 통했다.

"미국의 농업은 한국농업보다 훨씬 앞서있고 광활한 토지에 완전 기계확, 농가마다 있는 컴퓨터로 각종 농산물 시세를 알아볼 수 있는 등 선진화 되어 있다"면서 "미국에 있으면서 제일 부러웠던 것은 농업의 완전 기계화를 이룩한 점이고, 특히 선진농업은 한 분야의 원리를 체계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마무리 짓는데 힘쓰지만, 우리나라는 그때그때 농업이 처한 상황의 변화에 따라 대응, 임시방편에 머물러 체계화된 농업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

유학기간 동안 술과 담배를 끓고 공부에만 전념, 생화학 유기화학 분야만이라도 기본 원리를 뚜렷하게 확립하기 위해 연구, 사료작물 톨페스큐를 이용한 '식물체내에서 탄수화물의 신진대사'라는 논문을 완성해 지난 5월 미조리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송범헌박사는, 영신중고등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있다가 84년 자신과 결혼해 유학시절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고생한 부인 박중숙씨와 아들 재열군을 부등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평생을 실험실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소박한 포부를 갖고 있는 송범헌 박사는 진정으로 농촌이 잘 살도록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제2, 제3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