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때 고향찾기 운동 벌이자

2001-07-28     송진선
벌써 읍내 일부 가게는 휴가를 위해 문을 닫는 점포가 늘어나고 직장에서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모두들 동해나 서해 등의 해수욕장이나 유명 계곡, 이름난 휴양림 등에서 피서를 해야만 하는 것이 법칙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유명 피서지마다 한꺼번에 몰려든 인파로 짜증스럽고 바가지 상혼으로 인해 오히려 기분을 망치고 돌아오기 십상이다. 휴식을 취하러 간 것이 아니라 되레 사람 구경하러 간 꼴이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서울 등 도심에 있는 출향인들도 아마 유명 피서지로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잠깐 ! 고향 보은도 훌륭한 피서지이다. 괴산군은 출향인들이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하기 위해 올 휴가는 고향에서 보내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관광책자와 함께 출향인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물론 휴가때 맞춰 인사차 고향을 잠깐 들르는 경우가 있지만 돈을 쓰는 휴가는 정작 타지역에서 보내기 마련이다. 출향인들이 휴가를 고향에서 보내도록 하는 것도 휴가때 쓰는 돈을 타지역이 아닌 고향에서 쓰게 하자는 계획인 것이다.

보은군도 내년부터는 출향인들이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하자. 여유있게 여름철 휴가를 고향에서 보낸다면 아사직전에 있는 관광경기도 살리고 출향인들에게 애향심도 고취시키고 지역과 유대관계도 돈독히 가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삼가분교, 북암야영장, 법주분교 등과 같은 곳을 집단 야영지로 활용하고 속리산 숙박업 조합 등과 협의, 몇 개 여관을 휴양소로 지정하면서 숙박료를 인하해 주는 등의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다. 그러면서 가족이 함께 하는 이벤트를 개최하고 또 농촌체험과 같은 현장학습을 하게 하고 법주사 등과도 협의해 하루 쯤은 산사에서 아침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색다른 체험으로 기억에 남는 휴가가 될 것이다.

여기에다 사방을 둘러보면 모든 곳이 관광지 아닌가. 속리산은 다른 지역보다 해발이 높기 때문에 더위가 덜하다. 송림이 우거진 등산로를 따라 등산을 하면서 삼림욕도 할 수 있다.

숲속에는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트, 테라핀, 오존 등 우리 몸에 유익한 물질이 가득하고 이런 물질들은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준다. 여기다 황톳길을 맨발로 산책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구병리는 해발이 더욱 높아 찬공기가 하루종일 엄습해 땀을 흘릴 여절이 없다. 모기가 없어 당연히 모기에 물릴 염려도 없다.

그린샤워로 불리는 산림욕을 할 수 있는 휴양림도 조성돼 있다. 한적한 곳에 맘놓고 텐트를 치고 피서를 할 수 있는 계곡도 있다. 1년에 몇일 안되는 소중한 휴가를 한적하고 공기가 맑은 곳에서 보내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면 재충전된 에너지로 1년 중 앞으로 남은 시간을 보다 더 정열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골짜기 좌우로 기대고 포개고 늘어선 크고 작은 바위들, 계곡을 터널처럼 덮고 있는 원시림, 사람의 손때가 묻지않은 천혜의 자연, 발이 시려 담그지 못할 정도 계곡의 냉천수.

이곳 보은에서 올 여름 휴가를 보내자. 그리고 돌아갈 때는 고향 보은을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 지은 농산물도 한아름 구입해가자. 그안에는 사가는 것보다 더 많은 고향의 정이 넉넉히 담겨 있을 것이다.

<그래도 보은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