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속리축전의 이모저모

1992-05-09     보은신문
축포의 불꽃이 5월의 밤하늘을 점점이 수놓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조성한 가운데 지난해 10월에 개최되었던 속리축전이 2년만에 다시 5월로 환원되면서 주민들의 많은 참여로 각 행사가 빛을 발했다.

특히 취미로 시작해 특기를 지역 전문인의 실력으로 발전해 인정받고 있는 주부문학회원들의 시화전, 서예협회의 서예전과 꽃꽂이전, 그리고 속리축전의 각 행사장면을 사진에 담아 빠른 시간에 보은읍 네거리에 전시한 사진속보전 등이 주민들의 시선을 끌며 발길을 모았다.

그리고 동헌에서 개최된 보은로타리클럽(회장 김서구)주관의 시조경창대회에는 상주, 대전, 옥천 등지에서도 참여, 점점 사라져 가는 옛 전통문화를 계승하며 진지한 모습으로 시조를 경창해 1위는 김홍제(보은)·우종석(수한)씨가, 2위는 안종표(보은)·신세식(보은)·엄효섭(보은)·최월산(옥천군)씨가 차지했다.

삼산국민학교에서 개최된 개나리합창단의 신춘음악회는 아름다운 하모니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특히 테너 성악가인 서울대 음대 박인수 교수가 출연, 목련화 등 명가곡을 부르고 천안의 남성중창단이 찬조출연, 탁월한 솜씨를 자랑해 보은 주민들에게 모처럼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속리산을 관광해 봤다는 박인수 교수는 주부 합창단원들의 노래에 대한 의지를 높인 평가하면서 "주부들의 아마추어의 순수성으로 노래를 즐기는 것은 훌륭한 시작"이라며 "문화적인 혜택이 적은 보은에서 개나리 합창단의 활동에 많은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속리축전 개막식에서는, 윤리상 효행상과 선행상부문으로 각 2명씩 4명을 선정, 군수표창을 했는데, 효행상은 정향임(52. 내북 대안)·박기임(61. 탄부 장암)씨가, 선행상은 박준달(81. 수한 동정)·이종휘(68. 회북 중앙)씨가 각각 수상했다.

본행사가 진행된 보은 공설운동장에서는 공수특전단의 고공낙하 훈련시범과 국민학생들의 어린이 민속잔치가 화려하게 펼쳐져 주민들의 시선을 모았다.

읍·면 대항 전통놀이에서 복지문화회(회장 구우서) 주관의 농악놀이는 보은읍, 삼승, 마로가 각각 1, 2, 3위에 올랐고 인기상은 마로면 관기리 이만복씨가 받았다. 또한 BBS 군지부(지부장 김준선)에서 주관한 그네뛰기는 내북, 탄부, 삼승, 널뛰기는 내속, 내북, 탄부, 제기차기는 보은읍, 마로, 삼승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자유총연맹 군지부 청년회(회장 정종오) 주관의 줄다리기는 회북, 탄부, 삼승이 1, 2, 3위를 각각 차지했고, 청주 운호고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이 시범을 보이고 마로출신 충현고 체육교사 윤석찬씨가 진행한 뉴보은 라이온스클럽(회장 조상준) 주관의 씨름대회에서는 탄부, 회북, 보은읍과 수한면이 1·2위, 공동 3위의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읍·면대항 전통놀이는 종합우승 탄부면(면장 홍순용), 2위 보은읍(읍장 안기순), 3위 회북면(면장 이환성)이 각각 차지했다. 한편 속리축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보은청년회의소(회장 박호남) 주관의 대추아가씨 선발대회는 KBS 청주방송총국관현악단의 팡파르에 맞춰 각 읍·면에서 선발된 대추아가씨 후보 12명이 출신 읍·면 주민들의 열띤 응원과 환호속에 무대에 등단하며 시작되었다.

인기가수 인순이, 문희옥, 전부성, 문장대 씨 등이 노래를 부르며 군민위안잔치를 함께 한 가운데 제6회 대추아가씨에 진 송은자(회남), 선 이성애(보은), 미 강선화(탄부), 향토미인상 구민숙(마로), 포토제닉상 김미란(산외), 인기상 김연화(내북)양이 각각 선발되었다. 또한 청년회의소는 군내 초·중학생 2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생대회를 개최, 속리축전의 행사장면을 화폭에 담게 했다. (수상자는 추후발표)

한편, 군 특수시책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농간 자매결연 사업의 대상인 경기 과천농협 주부대학 동창회 유미자 회장 등 결연지 대표자들이 초청을 받고 보은을 방문, 행사장을 둘러보며 시종 축전을 함께 했으며 김동기 군수와 결연주민과의 간담회를 갖기도. 석가탄신일인 10일 법주사에서는 이원종 도지사를 비롯, 각급 기관단체장과 많은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축법요식이 진행,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신을 기념했다.

이어 한국청년지도자 연합회 군지회(지회장 이구섭)에서 청주대 무용학과 학생들을 초청, 바라춤을 선보인 뒤 스님과 신도들이 탑돌이를 하며 악한 마음을 버리고 선행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한편 해가 거듭될수록 속리축전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총평 이면에는 여전히 시행착오가 있어, 문화행사로서의 축제보다는 형식적인데 치우치고 있다는 일각의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예산삭감으로 행사진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관계기관으로부터 협조가 부족, 전기시설 및 이동전화 서비스 등이 없어 그네경기장에서는 확성기로 행사를 진행해야 했고 주변에 전화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행사 주관처 관계자와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외에도 군내에 전시실 하나없는 관계로 작품 전시에 애로가 많았는데, 특히 서예협회의 서예전을 행사당일 전시장소가 변경되었으나 이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람인들의 발길이 뜸했고 개나리합창단의 공연은 지각관객이 많아 30분이나 늦게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뜻있는 주민들은 "문화혜택을 받지 못하는 보은에서 박인수 교수의 공연은 돈 주고도 보기힘든 것임에도 관객이 적다는 것은 보은의 수치"라며 "학교측과의 사전협조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면 청소년들의 건전한 정서함양으로 큰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말했다.

특히 매년 실시되는 대추아가씨 선발대회는 우선 후보자 물색부터 어려움이 따르지만 주관처 또한 예산부족으로 자부담이 커서 어려움이 따르고 있고, 심사위원의 선정도 편협성을 벗어나지 못해 공정하고 엄정한 심사가 요구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선발후에도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직장알선 및 대추홍보를 위한 각종 대외 행사 참여 등의 추진이 미흡한 형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많은 출향인을 초청 지역주민과의 유대강화 및 애향심 고취를 위해 벌이고 있는 번외경기가 너무 형식적이어서 취지에 어긋나고 오히려 시간낭비,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번 축전동안 가장 애로를 겪은 곳은 사진 속보전을 연 사우회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암실이 없어 속보를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