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목할 이슈 ③ 공공기관 2차 이전 시동

2026-01-22     김인호 기자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겨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과제로 그동안 여러 차례 논의와 준비가 있어 왔다. 과거 혁신도시 중심으로 1차 이전이 진행됐지만 일부 지역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2차 이전은 1차 이후 10년 이상 미뤄져 온 계획으로 이번 정부가 방침을 다시 정리해 본격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국토부는 2026년 중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올해 안에 확정할 계획이다. 실제 이전은 2027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과 소속 기관 약 300여 곳이 이전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우선 이전 대상 기관 선정, 이전 방식, 실행 준비의 절차를 밟겠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국가 균형발전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소멸 방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여러 지자체들이 2차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전략 마련과 준비 행정에 속속들이 착수하고 있다. 충북도와 보은군도 선제적 대응이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 2차 공공기관 유치전 돌입
충북도는 지난 8일 충북 공공기관 유치 시행전략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갖는 자리에서 “올해부터 공공기관 유치TF를 본격 가동하고, 시민단체 등 민간 주도의 가칭 ‘균형발전 및 공공기관 유치 범도민 위원회’를 구성해 대도민 결의대회, 국회 토론회 개최 등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지사는 “충북은 정주여건과 접근성 모두에서 우위를 갖춘 공공기관 이전의 최적지”라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철저히 준비해 충북도가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유치 대상 충북특화 공공기관을 종전 31개에서 65개로 확대했다. 유치대상으로는 △한국공항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환경공단, 코레일네트웍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국방연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중소기업은행,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등을 설정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이전 대상 공공기관 확정, 로드맵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정부정책 변화에 따라 이전 지역과 기관 선정 기준 등은 변경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지역소멸위기 보은군 
핵심과제 공공기관 유치

보은군도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지역소멸 위기 극복의 핵심 과제로 보고 유치전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인구 감소와 지역 기반 약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유치가 지역 재도약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2024년 말부터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법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보은군은 특히 국방·연구 분야 공공기관 유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직교육원 등과 같은 기관을 유치해 인근 방산 기업과 연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정주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연계해 교통 접근성을 개선하고, 공공기관 이전의 실질적 정착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7일에는 유치위원회를 개최하고 2026년 추진 방향과 주요 활동 계획을 논의했다. 군은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비해 산림·방산·관광·소방·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보은군의 여건과 강점을 살린 유치 전략을 마련하고, 정부와 충청북도 정책 방향에 맞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재형 군수는 “철도 유치는 보은의 미래 성장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라며 “군민과 함께 만들어 온 성과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철도 유치와 공공기관 유치가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보은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특히 보은군과 같은 지역소멸 위기 지역의 기대와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행정 조직 이동이 아니라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보은군에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은 혁신도시 조성을 중심으로 추진됐지만,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당초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충북혁신도시 역시 여러 공공기관이 이전했음에도 대형 공기업 부재로 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더욱이 혁신도시 바깥 지역, 특히 보은과 같은 농촌 지역은 정책의 수혜에서 사실상 제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이러한 한계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기존 혁신도시 우선 원칙을 고수할 경우, 지역 간 격차는 오히려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충북 내부에서도 혁신도시와 비혁신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보은군과 같은 지역에 공공기관 이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국가 균형발전 정책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보은군이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보은군은 국방.연구 분야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지역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방산 기업과 연계한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연계한 교통 인프라 확충 전략은 공공기관 이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공공기관 종사자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이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은군의 접근은 설득력이 있다.
충북도 역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도 전체의 균형발전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충북혁신도시 중심의 유치 전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은을 비롯한 비혁신 지역까지 포괄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이 특정 지역만 성장시키는 정책이 아니라, 충북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단기적인 성과나 정치적 계산의 대상이 아닌, 장기 국가 전략으로 다뤄야 한다. 이전 대상 선정 과정에서 인구 감소 위험 지역과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소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