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리 주민들, ‘동네 할아버지’ 제사 올려

2025-12-24     나기홍 기자
내북면

 내북면 법주리(이장 유승섭) 주민들이 지난 22일, 이 마을에 자신의 전 재산인 500여평을 기탁하고 세상을 달리한 이의 유덕을 기리는 ‘동네 할아버지 제’를 올렸다.
 법주리 주민들은 자신의 전 재산을 마을에 기탁하고 세상을 달리하자 매년 음력 정월 14일이면 지내는 대동제와 함께 이분의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98세의 같은 동네 어르신도 이분을 알지 못했고 이분들 조차도 제사를 올릴 때 부모의 뒤를 따라가 함께 제사를 올렸기 때문에 200년가량 된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하고 있다. 법주리 주민들은 함께 이 산소를 관리하고 정월 개보름(14일)이면 매년 제사를 모시기도 했지만 인적이 드문 산소는 멧돼지가 파 일궈 심각하게 훼손되고 다 무너져버렸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산소를 복원하기보다 마을 옆으로 이장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5년 전인 2020년 5월, 이분이 기탁한 땅 옆으로 이장하고, 얼굴도 모르고 성도 몰라 ‘동네 할아버지 묘’라 쓰여진 묘비(墓碑)를 세웠다.
 유승섭 이장은 “어르신들이 해왔던 것처럼 마을에서 묘지를 관리하고 매년 음력 정월 보름 전날이면 제를 지내왔다”며 “생존해 계실 때 아무도 없이 외롭게 사셨겠지만 우리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받아 저승에서나마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명복을 기원했다. 
 이를 지켜본 김길문(80) 노인회장도 “이 마을이 처갓집 동넨데 이처럼 인심 좋고 정이 많아 이곳을 찾아와 살고 있다”며 “나에게 제를 올리는 것은 물론 나에게 노인회장을 맡겨준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