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보은 통합RPC 공모 선정
보은군 숙원 사업의 하나인 통합RPC 건립이 본격화된다. 보은군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2026년 고품질쌀유통활성화사업 공모에 보은군이 최종 선정됐다고 지난 12일 알렸다. 이에 따라 보은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총사업비 142억 원 가운데 자부담 57억 원 외에 국비 57억 원, 도비 8억 원, 군비 20억 원을 확보하게 돼 큰 시름을 덜었다.
이번 선정 소식은 늦은 감이 많지만 정말 반갑다. 부지매입의 어려움 등 이런저런 사유로 2023년, 2024년 도전에 실패하고 삼수 만에 공모에서 선정됐으니 더욱 반갑다. 만일 올해도 보은군이 공모에 선정되지 못했더라면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갈 뻔했다. 5년 후인 2030년이 되어서야 다시 공모에 신청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벼랑 끝 상황에서 기사회생한 셈이다.
이런 사정을 이해했을까. 공모 선정 후 그동안 반발했던 일부 임한리 주민들도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바꿨다. 한 주민은 이렇게 얘기한다. “처음 진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지만 보은군에서 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해서도 안 되잖은가. 어떻게 보면 나는 피해자(예정지와 최근접거리)지만 마을은 나와 다르다. 이것이 들어옴으로 인해 마을에 이득이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숙원 사업, 임한리 솔밭을 멋지게 조성해 관광명소로 만들었으면 한다. 군에서도 많은 보조를 해준다고 했다.”
RPC가 기피시설이었다가 어느날 갑자기 해제된 분위기다. 이번 선정 소식이 좋은 기운을 퍼트려 우리 마을에는 안 된다는 여러 님비현상에도 체인저가 돼 보은에서 갈등으로 인한 소모가 가라앉길 희망한다.
신규로 건립되는 통합 RPC는 탄부면 임한리 약 1만7000㎡의 터에 3000㎡ 규모로 도정, 건조, 저온저장 등 최신 설비가 갖춰질 예정이다. 인허가, 설계, 시공 등을 거쳐 오는 2027년 시설이 완공되면 균일하고 고품질의 쌀 가공이 가능해 미질 향상 및 ‘보은쌀’의 브랜드화와 고급화될 것이란 기대를 낳는다.
말을 바꿔 통합에 장밋빛 요소만 있는 것도 아니다. 남보은.보은농협 각각 출시하는 쌀을 RPC준공 시기에 맞춰 보은군 브랜드 단일화를 이뤄낼지 물음표가 붙는다. 또 계약재배 활성화, 농가 경영 참여, 수취가격 제고, 정부수매와 가격 차액 보전 등 여러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길게는 십수년 걸려 어렵게 마련한 보은RPC 통합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RPC통합으로 기대처럼 보은쌀이 명품 대접을 받고 농가소득 향상으로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새 RPC에서 쌀 출시까지 앞으로 남은 2년 후딱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