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합창단을 맡으며 보은 가득히 인성(人聲)의 향기를
유성준(개나리 합창단 지휘자)
1992-03-21 보은신문
그러면 행복이란 무엇이고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이러한 것들의 의미를 따져본다면 한이 없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개개인의 '행복하다' 혹은 '아름답다'는 느낌(feeling) 그 자체일런지 모른다. 인간은 풍부한 상상의 세계에서 음악, 미술, 무용, 연극등을 창출하는 유희(遊戱)의 인간이라 한다. 이러한 문화예술은 우리 인간을 참된 인간답게 만드는 우리의 꿈과 미래지향의 실천 행위이고 하나의 과정이다.
우리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예술중 아름다운 화음으로 생활한다면 어떨까? 딱딱하고 획일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음악과 함께 생활한다면 평온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클래식 음악이어도 좋고, 흔히 말하는 유행가여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노래를 통해서 기쁨을 느낄 수 있고 마음속의 갈등을 순화시킬 수 있다.
음악은 새로운 생활의 활력소로서 엉크러진 우리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것이다. 예전에 매스컴을 통해 젖소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우유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고, 음악으로 간단한 병들도 고칠 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와 같이 음악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자그마한 행복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문화인으로서 발돋움하려는 보은 군민의 노력으로 개나리 합창단이 창단됐음을 의심치 않는다. 언젠가 내 소중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향나무는 자신을 찍은 도끼에도 향을 남기는 법"이라고 생활속에서 새록새록 되새겨 오는 그런 생명력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합창단이 군민의 문화향수권을 충족시킬 수 있을 친구(전임지휘자 최경하)의 건강과 성공을 빌며, 꽃들이 만발할 오월에 꽃의 향기와 더불어 인성(人聲)의 향기를 보은에 가득 피워보고자 하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