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현산방, 금산 인삼골독서회 초청 ‘문학 독회’ 가져
충남 금산의 ‘금산도서관 인삼골독서회’(회장 정영균, 전 하나은행 지점장)에서 지난 13일 오전, 수한면 거현리의 거현산방 한일문화도서관(최재철 관장)을 찾아 문학 독회를 개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명의 독서회 일행은 전 회장인 조연환 전 산림청장(보은, 제산평생학습재단 이사장)의 안내에 따라, 거현산방을 방문해 도서관의 장서를 열람하고, 문학 독회를 열었다.
독회 주제는, '계절의 묘미를 맛보다'로, 일본 전후 작가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단편소설「아, 가을(ア、秋)」(최재철 역/편, 『일본 명단편선』 제7권 '계절을 맛보다'/ 주제별 전10권 중)을 읽었다. 참석자들이 즉석에서 돌아가며 낭독하고 서로 감상을 나눈 다음, 역자인 최재철 교수가 해설 겸 강독했다.
'계절을 맛보다'에는 가을 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어구, 어떤 기억, 장면, 느낌, 하이쿠 등을 적어 놓은 ‘시작 노트’와 같은 소설 내용으로 계절의 묘미와 해석의 묘미를 동시에 알게 하는 뜻깊은 기회가 되었다.
특히, 일본 문학의 특징과 하이쿠에 관심을 표한 독서회 회원의 질문에 최 교수의 자상한 설명이 정감을 더했다.
조연환 청장은, “감, 모과, 고욤이 익어가는 거현산방 정자에 둘러앉아 일본문학을 토론하는 모습을 시샘하는 가을비가 뻔뻔스럽게 내린다.”며 “거현산방의 운치와 감동이 가을 내내 이어질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삼골독서회 정영균 회장도 “큰 언덕에 자리한 산방. 큰 산의 묵직함과 고요함이 있고 나지막한 집과 이끼 낀 돌담 모과나무와 고욤나무가 사이좋게 모여 사는 곡허산정(谷虛山靜)의 심신 수련장이었다.”고 피력했다.
송선용 총무(주부)는, “어렸을 때 뛰놀던 고향 앞마당처럼 추억 속에 잠겨 한없이 자연에 푹 빠져들었다.”며 “우리 회원 모두가 들떠 거현산방에서의 하루를 가득 안고 돌아간다.”고 만족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문학 독회에 참가한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최재철 교수는 “가을 한 때, 산방에서, 직접 가을 주제의 작품 자체를 음미해보았다는 데 의미가 있었고, 멀리서 찾아주신 독서회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일행은 거현산방 독회를 마치고 나서 송화식당(보은읍 장신리)에서 오찬을 함께 한 보은읍 시가지의 제산컬쳐센터(보은읍 삼산리)를 찾아 김환기 이우환 화가 등의 그림 전시회를 관람하고, 차회(동행한 박미숙·신정희 차 명인 주관)를 가진 후 금산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