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고령에도 고향사랑 실천하는 ‘신영호’ 회장

'고향마을 행복 기원' 마을 발전 기금 500만 원 쾌척

2025-10-16     보은신문
신영호

 고령에도 불구하고 고향 사랑을 이어가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영호(81) ㈜부산롯데호텔 상가협의회장이 지난달 28일 고향인 보은읍 학림리를 찾아 500만 원의 발전 기금을 기탁 했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에는 보은군에도 50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기탁 한 바 있다.
 이 같은 신 회장의 고향 사랑은 오래전부터 이어오는 일로 고향마을 잔치, 고향 주민 관광 여행, 마을회관 음향지원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2012년, 관광버스 2대를 제공해 고향 마을인 학림리 주민들이 관광을 다녀올 기회를 제공했고, 그다음 해인 2013년에는 학림리 1·2구 주민 100여 명을 초청해 점심 식사 및 공연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화합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의 이러한 선행이 지속되어 오던 중 이번에는 마을 발전 기금 기탁으로 이어졌다.
1944년 신명식·김만옥 부부의 4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신 회장은 어린 시절, 가정이 너무도 어려워 일찍이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며 전전긍긍하던 중 사람들이 줄을 선 이발소가 눈에 띄었다.
 신 회장은 이곳에 들어가 “제발 일 좀 하게 해 달라”고 애원했고 그러한 간청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발소 주인은 일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곳에서 바닥을 쓸고 닦고 심부름을 하며 이발 기술을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당시 급여는 급여가 아니라 기술을 알려주고 숙식을 제공해 주는 정도였지만 신 회장은 행복했다. 
신 회장이 어렵게 어렵게 기술을 배워나가던 중 1963년, 불과 15살의 나이에 이용사 자격을 취득했다. “확인을 해본 일은 없지만 아마 전국에서 최연소 이발사였을 것”이라는 것이 신영호 회장의 말이다.
 그러한 노력 끝에 이발사 자격을 취득한 신 회장은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고향 마을인 학림초등학교앞에서 ‘중동이용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4~5년을 운영했다.
그 당시 보은지역에는 인구가 많아 경영에 어려움 없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던 중, 군입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해군에 입대한 신영호 회장은 주특기를 살려 군 복무시 이발병으로 활동했다.
그는 베트남전 참전병으로 파병되어 이곳에서도 1년여를 이발병으로 활동하며 함장은 물론, 해군 장교 및 전우들을 살피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신 회장의 군 복무기간은 그 어느 때보다 길었다. 
당시 군 복무기간이 3년인 36개월인 데다 북한 특수부대 소속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해 정부 요인을 암살할 목적으로 서울 세검정 고개까지 침투했던 ‘김신조 사태’로 전역이 미뤄지는 바람에 무려 39개월간 군 복무를 해야만 했다.
 길고 긴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뛰어든 신영호 회장은 자녀들 교육을 위해 대전에서 일하다, 부산으로 내려가 일하던 중 롯데호텔에서 호텔내 이발소 운영자 모집 공고를 발견하고 도전해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실력은 삽시간에 알려져 호텔 내 이발소는 호황을 누렸고 이발만을 목적으로 호텔을 찾는 손님도 있었다.
 그의 실력과 명성은 더욱 널리 알려졌고, 유명 연예인, 정치인, 고위 공직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무려 12명의 이발사를 별도로 고용해 운영해야 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신 회장은 후진 양성에도 노력해 수십 명을 키워냈으며 그중 7명의 제자가 ‘전국 이용장  경진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처럼 15살의 어린 나이 때부터 이용사로 무려 57년의 세월을 살아온 신영호 회장의 말은 “그 어디에서도 고향을 잊은 적 없다”였다. 

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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