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한천오염의 실태〈3〉
생활 오·폐수… 속리천 오염심화
1992-03-06 보은신문
앞으로 다가오는 봄철 관광·행락철부터 가을까지는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한데 인근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에까지 악취가 풍길 뿐만 아니라 속리천 하류지역인 상판·중판리 주민들도 악취로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오염상태가 심각해져 하천에서의 물놀이와 세탁을 할 수 없는데다 갈수기때는 마을까지 악취가 풍기고, 더구나 장마철에는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흐른다" 며 이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기형물고기마저 나오고 속리천 주변 마을 주민의 21%가 기생충에 감염되었다는 논문까지 발표되어 주목을 끌기도 했었다. 속리천은 문장대, 천황봉, 비로봉에서 출발, 집단시설지군인 사내리의 중심을 통과하여 산외면 백석·중티리 등을 거쳐 괴산군 청천∼충주로 흐르고 있는 남한강 상류이다.
그런데 이 속리천 오염의 주범은 집단시설지구인 사내리를 흐르면서, 날로 늘어나는 관광객과 주민들의 생활하수 등 각종 오·폐수가 속리천으로 유입, 오염상태가 극심해지고 있다. 상수원 위쪽에 자리잡고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인 대중음식점에서 나오는 생활오수로 속리천은 조금씩 오염되기 시작한다.
이것이 법주사를 지나 대형숙박업소 등이 산재해 있는 사내리 1∼6구까지 이르면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 86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을 앞두고 집단시설지구내의 상가지역을 중심으로 수거식 화장실을 개조하였는데, 이때 기존의 건물에 정화조만을 묻는 공사에 그쳐 수요량에 비해 정화시설은 부족하게 설치해 놓았었다.
특히 대형업소인 경우 건물을 확장하면서 기존의 정화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오는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가 속리천으로 유입,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고 그외의 많은 업소들도 같은 실정인 것이다. 이처럼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정화조가 넘쳐 미처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그대로 속리천으로 유입되고, 정화조 청소까지 정기적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 등이 속리천 오염의 주범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민판동 쪽에서 나오는 생활오수는 물의 흐름이 느려 오염을 더해주고 있다. 이러한 실정이다보니 관광객과 주민들은 장마철에 정화되지 않은 분뇨가 속리천을 떠다니는 것을 목격해야 했고, 갈수기때는 오염물이 하천 밑바닥을 뒤덮어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부근을 지난 차량의 승객이나 인근 주민들이 심한 악취에 시달려야 하고 연송주변에서는 기형물고기 마저 출현할 정도인 것이다.
지난 89년 7월부터 충북대학교 의대 학생의 농촌 봉사활동 기간중 동대학 엄기선 교수가 산외면 등 속리천 주변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기생충 감염상황을 파악하여 한국 농촌의학회지 제14권 제1호에 발표한 '충북 보은군 일부 농촌 지역주민의 윤충류 기생충 감염상'이란 논문에서 산외면 백석·중티·길탕·산대리의 주민 21%가 윤충란을 갖고있고 이들 주민들은 속리천 주변 마을어귀에서 잡히는 민물고기중 얼룩동사리와 참마자를 계속 생식한 후 감염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후 3년여가 지난 지금 그 오염의 심각성이 더해졌음은 자명하다. 이같은 속리천의 오염을 줄이고 수질을 깨끗하게 보전하기 위해 주민들은 오랫동안 하수종말처리장 설치를 숙원사업으로 떠올렸었다. 주민들은 또 하수종말처리장 설치 이전에 우선 사내리에 오수관과 우수관을 묻어 중판리까지 연결한 다음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다.
이처럼 중판리에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해야 하는 것은 집단 시설지구의 생활 오·폐수 처리뿐만 아니라 상판·중판리와 앞으로 상판리에 건설될 호텔, 레저타운의 오·폐수까지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지난 90년 총 계상액 14억중 공사비 4억원을 들여 주차장에서 지서앞까지, 주차자앞에서 태화약방까지 오수관과 우수관을 묻고 도로포장을 완료했다.
그러나, 아직도 사내리 뒷골목은 하수구가 그대로 있어 악취가 풍기고 도로파손이 심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하수종말처리장 설치까지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군과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상호협조속에 상부부처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우수관·오수관 공사를 마무리 지은 다음 하수종말처리장이 조속히 건설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하수종말처리장 설치와 더불어 야영장 뒷편에 저수지를 대수, 하절기 하천고갈에 따른 공원관리용수 부족을 해소하고 하천오염을 덜어줘 주민과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해야 한다.
더불어서 국립공원협회 박경수(내속 사내) 지부장이 제시한 "법주사 뒷편으로 지하수를 개발하여 밤에 가둬 놓았다가 낮에 방류시킨다면 유수량이 많아 미관상으로도 좋을 것이며, 참고로 이곳에는 4백t∼6백t 가량의 지하수가 있다"는 의견은 주목할만하다.
어려운 우리 군의 실정에 비추어 무주리조트 건설시 하수종말처리장 용량을 늘려 설치하고 상가에서는 오수관을 종말처리장까지 연결해 구천동 계곡의 깨끗한 물을 그대로 상가가 있는 하류에까지 흐르게 하고 있는 전북 무주군 덕유산 국립공원의 경우는, 상판리 일대에 레저타운 건설을 앞두고 있는 우리 군의 입장으로서 마땅히 검토되어야 할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속리천의 깨끗한 물은 관광 이미지와도 맞물려 있어 또다른 관광소득 증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