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주지승계문제 일단락

조계종 종단 내분여파로 번복 거듭하다 안정 되찾아

1992-03-06     보은신문
2월29일 법주사에서는 주지임명을 환영하는 환영법회가 열리면서 주지선임 문제로 번복을 거듭했던 주지 승계 문제가 확정, 일단락 되며 산사의 안정을 되찾았다. 조계종 종단내분으로 인해 고정일 스님과 유월탄 스님의 주지승계 번복이 거듭되던 법주사는 2월29일 오전에 열린 문중회의에서 월탄스님이 정일스님에게 전격적으로 주지직을 위임하면서 일단락되었다.

법적인 주지직은 월탄스님이 맡고 정일스님은 법주사 주지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위임장과 주지 직인 및 인사·재정권을 맡아, 사실상 정일스님이 실질적인 주지직을 승계한 것이다. 정일·월탄 두스님은 28일 오후 7시경 법주사에서 박월정 복천암 주지의 중재로 만나 강북 총무원에서 월탄스님에게 수여한 주지임명장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주지권한 일체를 고정일 스님에게 위임하고 종단이 단일화 되는데로 유월탄 스님은 사직서를 제출, 고정일 스님이 단일화된 종단으로부터 주지직을 임명받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을 협의하였다.

또한, 월탄스님이 앞으로 문중에서 종회의장이나 총무원장을 맡게될 경우 정일스님이 지원해주는 것과 현재의 종무원, 법주사 직원, 말사 주지와 속리산 소속 승려 등 분규 관련 스님들의 신분보장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동안 법주사는 지난 2월8일자로 유월탄 주지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강북총무원에서 유월탄 주지에게 임명장을 송부하였었고 또 2월7일 강남총무원 채벽암 문중에서는 고정일스님을 주지로 내정하여 임명이 확실시 되었었다.

하지만 강남총무원과 강북총무원과의 대립이 심화되어 지난 2월26일 법주사에서 문중회의를 개최, 문중과 종단 화합이 이루어질 때까지 유월탄 주지가 법주사 주지직을 수행키로 합의하고 합의각서를 교환, 공증을 마치기도 했다.

이같은 번복의 어려움 속에서도 29일 월탄·정일스님은 서로합의, 정일스님을 실질적 주지로 위임함에 따라 다음과 같이 임원을 개편하고 사태를 원만히 수습, 안정을 되찾고 있다. 부주지-삼덕스님(강남총무원 기획실장), 총무-법달스님(문경 대성사 주지), 재무-황현스님(청주 평화사 주지), 교무-현일스님으로 정했고 유월탄 스님은 앞으로 법주사내 미룡당에서 거주할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