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MBC 편성국장 서병규씨

일인다역의 삶 성공한 만학도 청주대 행정대학원 출신 제1호 박사

1992-02-23     송진선
물은 고이면 썩는다. 사람도 자기를 개발하지 않으면 정체되고 점점 쇠퇴해 무능력한 인간이 된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알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된 사람, 서병규씨(54. 청주MBC 편성국장) - 그는 지난 21일 91학년도 청주대학교 학위 수여식에서 동대학교 행정대학원 출신으로는 1호박사하는 영예를 안았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항상 공부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낮에는 방송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로, 밤에는 젊은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며 학문을 연구하는 열성학도로, 밤낮 구별없이 긴터널을 달여온 끝에 환희의 송가를 부른 영광의 모습은 쉽게 포기하는 오늘의 청소년에게 분명 사표가 될만하다.

지난 87년 청주MBC 보도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주위환경의 변화로 인해 입지가 곤란하게 되자 공부를 하기로 결심, 청주대학교 대학원박사과정을 밟은 서병규 국장은 "당시의 어려운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고 술로 세월을 보내며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이것이 바로 하느님이 내게 준 기회라고 여겨 술, 담배를 끊고 오직 공부에만 전념하게 되었고, 특히 외국어 공부는 평소에도 쉬지 않고 했기 때문에 만학도였지만 별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직장일과 학교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피곤한 생활의 연속으로 몸이 쇠약해지고 눈이 쉬 피로해졌으며, 더욱이 오랜 시간 책을 볼 수 없는 처지여서 책 내용을 녹음해 잠자기 전이나 출장갈 때 듣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자녀들에게 비춰진 공부하는 아버지,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 때문에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고.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행정조직의 동기부여에 관한 경험적 연구'라는 논문을 1년 6개월간의 준비 끝에 제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다.

보은 강산이 고향인 서병규 국장은 동국대 법학과와 청주대 법학과를 졸업, 청주여상 교사로 재직했고 67년 서울 MBC 아나운서 시험에 응시, 합격한 뒤 70년 청주 MBC로 자리를 옮겨 80년대 초까지 일선에서 활약하며 기발한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제작, 문화공보부장관상 12번, 방송사 사장상 등 1년에 2∼3개씩의 상을 받아 청주 MBC 서병규 PD가 작품을 출품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겼을 정도이니 이쯤되면 발로 뛰는 생방송인 그의 소질과 노력은 방송가에 화제가 아닐 수 없었다.

70년대에 제작한 '질서는 편하고 아름답고 경제적'이라는 교양프로가 요즘 캠페인용으로 광고에 많이 등장할 정도의 능력있는 방송인, 청주대와 충북대에 강사로 출강하면서 자신이 속한 무리속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박사 선생님, 화려하지는 않지만 향기가 아름다운 난을 키우며 막간의 휴식을 취한다는 인가 서병규씨 그는 늘 '배움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결혼해서부터 민화를 그린 부인과 3남1녀의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