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의 대상이었던 학교가
전국 첫 기숙형 중학교인 속리산중학교의 위상이 구겨지고 있다. 학생수 감소를 더 버티지 못하고 외부 충원을 예고했다. 보은교육지원청이 최근 공고한 2026학년도 보은군 중학구 조정안에 따르면 속리산중학구를 충북 전지역으로 확대해 특별전형(음악)으로 입학생을 일부 모집한다. 아울러 속리산중학구인 보은읍 금굴 2리와 삼승면 둔덕.선곡.송죽.우진리를 보은중학구와 공동학구로 지정이 예고됐다.
보은교육청은 이와 함께 속리산중학구인 산외면 지역은 내년 동광초와 통폐합될 경우 산외면 지역 학생의 진학 선택권 보장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보은중학구와 공동학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보은군 중학구 조정안의 적용 시기는 내년 3월 1일부터다. (2024년 11월 21일 기숙형 속리산중학교 위기, 2025년 8월 14일 속리산중 학생 모집 보도 참조)
속리산중학교는 지난 2011년 2월 개교했다. 면단위 지역에 산재한 중학교들의 학생이 줄어 그 대안으로 200억 원을 투입 시설 현대화를 통한 중학교 통합 정책을 유도했다. 당시 학부형들의 선택으로 속리중, 내북중, 원남중이 속리산중학교로 흡수됐다. 보은군 센터인 읍지역이 아닌 면지역에 설립하는 조건이다. 결과는 유치경쟁에서 승리한 보은군 남쪽에 자리한 삼승면 원남중 부지가 채택됐다. 기숙형 중학교 건립 효과는 전국 벤치마킹으로 이어졌다. 교육 관계자들이 줄을 이어 다녀갔다. 이후 기숙형중학교가 괴산 단양 영동에 잇달아 생겨났다.
속리산중학교는 2011년 개교 때 정원이 120명이었다. 2013년엔 180명 배정에 149명의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랬던 속리산중학교가 올해 입학생수 14명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이 중 5명이 청주 등 타지역에서 전입했다고 한다. 내년도 예상 입학생도 판동초와 내북초, 수정초에 재학 중인 10여 명, 두 자릿수는 채울지 걱정을 낳고 있다.
많은 돈을 들여 농촌 교육 활성화 모델로 주목을 받았던 기숙형 속리산 공립중학교가 존립에 위협을 받고 있다. 기숙형으로 장점도 많이 가진 학교지만 학생수 감소, 기숙형 학교의 증가. 지역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존립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속리산중학교군 조정은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면 절차를 거쳐 개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학구 조정을 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학구가 분산될 경우 학령인구 감소로 속리산중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학생들 기숙사 생활을 의무화하고 있다지만 학교가 자체적으로 규칙을 개정하면 일반 학교처럼도 될 수 있다. 선택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 교직원들, 지역사회의 몫이다. 속리산중학교가 전국 최초 기숙형 중학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명맥을 이어갈지, 실패하고 주저않을지 시선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