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빗자루병’
증상 없어도 잡아낸다
충북농업기술원(원장 조은희)은 대추나무의 고질적 병해인 ‘빗자루병’을 병징 없이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고감도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특허 출원도 완료된 상태로, 향후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 돼 대추 주산지를 중심으로 무증상 감염목 선별, 병 발생 포장 조사, 방제 시기 설정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박희순 팀장은 “이번 기술은 병징이 없는 감염목도 사전에 걸러낼 수 있어, 감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농업기술센터 등 지역 거점에 진단 체계를 구축해 대추 농가의 피해 예방은 물론 생산 안정과 소득 증대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추나무 빗자루병은 파이토플라즈마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 시 가지가 빗자루처럼 총생하고, 꽃이 잎으로 변하는 ‘엽화(葉化)’ 현상이 나타나 과실 생산이 어려워진다. 현재는 항생제 수간주사가 주요 방제 수단으로 사용되지만, 병원균의 잠복 및 내성으로 완전한 치료가 어렵고 대부분의 감염목은 제거되고 있다.
특히, 무증상 감염목이 매개충의 흡즙 활동을 통해 병을 전파하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병징이 나타나기 전 감염 개체를 조기에 찾아내는 진단 기술에 대한 현장 수요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진단법은 현장 수요에 신속히 대응한 적극행정의 일환이다.
이번에 개발된 진단법은 정량 PCR 기반으로, 병징이 나타나지 않은 단계에서도 병원균 감염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 기존 방식보다 감도와 정확도가 뛰어나며, 전기영동 없이 실시간 진단이 가능해 대량의 시료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다.
진단 과정은 기존 빗자루병 진단용 프라이머를 활용한 1차 PCR 후, 충북농업기술원이 새롭게 개발한 프라이머를 적용해 2차 정량 PCR을 수행하는 ‘nested PCR’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극미량의 병원균 유전자도 검출할 수 있어, 병징이 나타나기 전 단계의 감염목도 조기 선별이 가능하다고 기술원은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