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이름을 바꿔야 하는 이유

2025-07-10     박평선 (성균관대학교 유교철학 박사)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현재 대통령의 거취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곳을 청와대라고 한다. 그래서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는 용산으로 집무실과 관저를 이전하면서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용산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풍수지리상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이전해야 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다가 결국 윤대통령 때 옮긴 것이다. 그런데 이번 21대 이재명 정부에서는 다시 청와대로 들어간다고 한다. 
 이제 이미 결정되었다면 청와대라는 이름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이름이란 그 본질을 담고 있는 경향이 있다. 청와대는 우리나라가 지리적으로 간방(艮方)에 해당하고, 오행(五行)상 동방의 나라를 상징한다고 보면 잘 붙여진 이름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만약 남북이 분단되지 않았다면 방위상 그렇게 보아도 무방하겠으나, 현재는 남북이 분단되어 온전한 동방의 나라로 방위를 잡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오행상 우리 남북한을 어디로 보아야 할까?
 현재 우리나라의 방위는 주변국들과의 역학 관계를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게 보면 중앙 토의 자리로 보여진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을 오방색을 기준으로 배치해 보면 동방은 일본, 남방은 중국, 서방은 미국, 북방은 러시아로 배치된다. 일본은 동방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야스쿠니신사의 지붕이 녹색 기와를 사용하고 있고, 중국은 남방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깃발을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은 서방을 상징하는 흰색 지붕의 백악관이 있고, 러시아는 북방을 상징하는 검정색의 문학과 예술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제 청와대라는 이름 대신에 중앙을 상징하는 황금색으로 새롭게 지붕을 단장해서 국가의 상징으로 삼고, 그 이름을 황극관 또는 봉황대로 부른다면 어떨까? 황극이라는 말은 중앙을 의미한다. 그리고 봉황은 옛날부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고, 황금색으로 그려왔다. 
 청와대는 오행상 중앙토와 상극이 된다. 그리고 청색인 동쪽은 일본의 자리에 해당한다. 이제 일본의 식민사관에서 벗어나려면 동방이 아닌 중앙 자리인 황금색의 이름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화생토(火生土 : 불의 기운이 흙의 기운을 살려줌)가 되어 중국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상생의 자리에 놓이게 되고, 토생금(흙의 기운이 금의 기운을 살려줌)이 되어 미국을 도와주는 상생의 형상이 된다. 더 나아가 미국을 통해 러시아를 움직일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일본을 움직일 수 있는 형국이 되어 앞으로 남북통일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형상이 만들어진다. 
 지금 청와대를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는 것은 단순히 이름 하나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이름을 새로 바꾸고, 지붕을 황금색으로 바꾸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신적 구심점을 새롭게 회복하는 정체성과 연결된다. 그것은 결국 통합과 조화를 이루는 대한민국의 구심점을 형성해서 새로운 미래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공자는 정명(正名)사상을 이야기 하셨다.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이름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군군신신(君君臣臣) 부부자자(父父子子)”라고 하여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뜻이다. 더 구체적으로 풀어서 해석하면 세상 만물에는 제각기 이름이 있고, 이름이 있는 이상에는 그 이름에 걸맞은 본성이 존재한다. 그 본성이 잘 베풀어지는 것을 덕(德)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름에 걸맞은 덕이 베풀어져야 비로소 이름의 존재 가치가 드러나게 된다. 만약 본성이 사라지고, 덕이 베풀어지지 않는 물건이 있다면 그 물건은 헛된 이름이 되고 만다. 이러한 철학적 명제를 통해서 살펴보더라도 청와대라는 이름은 그동안 대한민국의 본성에 맞지 않아서 역대 대통령들마다 제대로 덕을 베풀지 못하고, 대부분이 화(禍)를 면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이러한 화(禍)를 면하기 위하여 극구 용산으로 옮기긴 했지만 황룡이 아닌 청룡의 기운을 그대로 가지고 옮긴 것은 아닐까? 만약 황룡의 기운으로 바꿔서 갔다면 조금은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이재명 정부가 다시 청와대로 들어가려고 하는 시점에서 이름과 형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이름과 형상을 바꿔서 들어간다면 같은 공간이라고 해도 이미 본성(本性)과 덕(德)이 새롭게 변화되기 때문에 그 작용도 새롭게 변화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에서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 있어서 새롭게 이름을 붙여 새로운 형상을 얻어서 새로운 덕이 베풀어지도록 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의명분(大義名分)이 지켜지고, 춘추대의(春秋大義)가 되살아나는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