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환경에 노출된 오늘의 청소년

심각성 띠는 청소년 문제

1991-12-21     보은신문
오늘날 우리사회는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에서부터 절도, 폭력, 살인 등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호기심으로 가득찬 청소년들은 성에 대한 호기심, 술·담배에 대한 호기심 등 어른들의 세계가 궁금해 외설스러운 잡지를 읽는다든지, 디스코장·까페를 드나들거나 술·담배를 접하기 쉽다. 성이 상품화 되고,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금전만능주의가 팽배한 우리사회의 곳곳은 감수성 예민하고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탈선의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리의 가판대나 서점에서는 저속하고 선정적인 내용에다 가격조차도 1천원만 주면 살수 있는 싸구려 대중오락 잡지가 판을 쳐 청소년들의 건전한 정서함양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육체적·심리적으로 스트레스와 갈등에 시달리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는 오직 '안된다'는 말뿐 그들만을 위한 장소 하나 마련해 주지 못하여 결국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은 오히려 좋지못한 문화에 젖어들고 마는 것이다. 특히 학교주변의 만화가게나 비디오가게, 오락실, 술집 등의 유해환경은 학교밖의 세계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청소년들을 탈선의 길로 이끄는(?) 데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보은경찰서에 따르면 군내, 특히 보은읍의 경우 좀도둑 사건이나 청소년 폭력사건이 자주 발생, 월미도와 죽전리, 삼산국교 주변, 우회도로 소공원 등을 우범지역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자율방범 대원 및 각 지·파출소 직원들이 방범 순찰을 강화, 청소년들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인 숙박 업소 91개소, 소극장 1개소, 만화가게 7개소, 유기장 38개소, 무도유홍업소 4개소, 일반 유홍업소 39개소, 대중음식점 4백8개소, 다방 80개소 제과점 6개소의 단속을 강화, 청소년들의 출입을 허용해 술을 팔거나 음란물을 상영, 외설행동을 방임할 경우 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의 유해환경은 청소년들이 눈만 돌리면 흔히 접할 수 있는 데다 일단 돈만 벌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 청소년들이 음란 만화, 음란비디오를 보거나 담배를 피워도 업주들의 따끔한 꾸지람 하나 없는 상태여서, 사실상 청소년들의 행동을 방조하는 입장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학교 보건법상에는 2백m 이내를 학교환경위생 상대 정화구역으로 규정하고, 50m이내를 절대 정화구역으로 지정, 청소년을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학교주변의 건전한 환경을 위해 힘쓰고 있으나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20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저지른 청소년 범죄가 11월 30일 현재 절도 12건, 폭력 14건, 강간 1건, 기타 2건, 총 29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관내 고등학교 학생과 이웃 군의 여중생들이 어울려 여인숙에서 혼숙을 한 경우, 비디오가게에서 음란물을 보고 성적 충동을 느낀 중학생이 국민학생을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경우, 불량서클에 가담한 청소년들이 후배들의 기강을 잡는다고 폭력을 행사해 고등학생 1명이 사망한 경우 등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청소년 범죄가 발생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와같은 청소년 탈선의 뒷배경에는 유해환경에 청소년들이 어른흉내를 내고 그것이 발전하여 벗어나지 못하는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잘못된 성인문화에 바지지 않고 건전한 정신과 신체로 성장하기 위해, 가정은 물론 학교, 사회에서 다같이 관심을 갖고 보호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우선 유해업소에의 청소년 출입을 막고, 음란 만화나 비디오 및 전자오락 프로 취급을 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영화관, 수영장, 볼링장, 탁구장, 음악감상실, 휴게실 등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위락시설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과의 대화가 가장 필요하다. 문제있는 청소년 뒤에는 문제있는 가정이나 부모가 있듯 청소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해결해 주려는 기성세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옥같은(?) 입시경쟁에서, 또한 결손가정과 가정의 경제적 빈곤 등 좋지 않은 환경속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가출을 시도하고 음주, 흡연 등 나쁜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하는 것을 볼 때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겨울방학을 맞아 더욱 탈선하기 쉬워진 만큼 각 학교에서는 연말연시 및 방학중 교외 생활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군청, 교육청, 경찰서, BBS 군지부 등에서 청소년 선도 및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경찰서와 지·파출소 직원, 자율방범대원들의 순찰강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청소년 문화가 병들면 바로 우리 사회가 병들었다는 뜻이다. 내일을 이끌어나갈 우리의 청소년들은 지금 병들대로 병든 퇴폐 향락적인 성인문화의 유해환경속에 노출된 채 방치되어 있다. 바로 지금이 우리 기성세대가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때임을 직시해야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은 학교 공부에서 과열된 머리를 식히고 그동안 읽지 못한 교양도서를 읽거나 체력단련 운동 등 여유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