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첨단산업으로 지역소멸을 넘다
지역소멸 타파를 위한 산업별 인공지능 기술 도입 필요
최근 글로벌공급망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4년도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조직의 78%가 최소 하나의 비즈니스 기능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대비 6%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산업계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제조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고 이는 마침내 대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산업계 지각변동에 따라,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일자리 시장 역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충북의 재정자립도(34.3%)는 17개 광역시도 중 중하위권으로 전국 평균(48.6%)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고, 도 재정을 중앙정부에 상당 부분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필자가 고용노동부에서 제공하는 ‘23년도 시도별, 산업별 사업체 수 및 종사자 수 통계를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충북은 인구 대비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에서 각각 전국 6위, 4위를 기록하며 인구 규모에 비해 산업 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편이나, 면적 대비 사업체 수(13위), 종사자 수(13위)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러, 이를 통해 산업활동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산업 외연 확장 외에는 한계가 있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지표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시.군 단위 지역의 산업기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북 전 지역의 균형성장과 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첨단산업 기반을 도 차원에서 재편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충북은 첨단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SK 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을 통해 국가경쟁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도내 수출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외적 성장세와 달리 청년층 순유출과 재정자립도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AX(인공지능 전환)는 충북도에게 재정 성적표를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제조업과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이끌어 온 충북 산업계가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산업 혁신을 주도하려면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접목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 도 차원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고자 바이오 인공지능 융합지구 조성, 인공지능 융합 실증랩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개별 사업들이 지역 전체의 산업 생태계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분산형 거점 조성을 통해 시군 단위 산업 기반을 키워야 한다. 청주 권역에 집중된 산업.기업의 일부 기능을 도내 타 시군으로 골고루 확장하거나 기존 산업단지와 연계한 ‘소규모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해 산업을 분산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먹거리, 일자리가 분산되어야 인구도 골고루 분산되고 이를 통해 지역별 인구 또한 증가될 것이다.
둘째, AI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충북도만의 차별화 된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지역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협력하여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내 인공지능 산업 인재의 지역 정주와 충북 산업계에 기여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도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실증 테스트베드를 확대하고 충북 공공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하여 기업들이 기술을 도입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인공지능 산업은 단순한 신산업이 아니라 기존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미래 핵심동력이다. 충북도는 경쟁력 있는 산업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러한 과제를 단순한 ‘기술 대체’로서가 아닌 미래 먹거리 창출, 인재 정착, 산업 고도화라는 종합 전략으로 풀어낼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충북이 AI 기반 산업 전환을 본격화하여, 지역소멸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할 결정적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