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2025-04-03     보은신문

보은향교 유림 일동은 대성지성문선왕 앞에 나아가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선언문을 고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에 따른 결정이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에 헌법재판소에서 선고하는 것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어떤 결과에 이르더라도 그 결정에 승복하고,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국민들 중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고, 찬성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을 지지하든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승복하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서 제각기 맡은바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정치권에서는 사회적인 혼란을 부추기거나 국가를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대화와 타협, 양보와 관용의 정치를 해야 합니다. 막말로 밥그릇 싸움은 할 수 있더라도 그릇을 깨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짐승들도 하지 않는 일을 하물며 사람으로서 그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하여 촉발된 탄핵 정국을 하루빨리 원활하게 해결해서 국민적 혼란을 잠재우고, 국태민안에 힘써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은 사리사욕에 마음을 빼앗겨서 사회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머리 역할을 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머리가 잘못 판단하면 가시덤불 속으로 들어가서 국가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부디 이익에 따라 양심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흔들림 없는 의로운 마음으로 지금의 난국을 지혜롭게 풀어나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민들께서는 더 이상 이익에 따라 사회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여당과 야당이 새의 양 날개와 같이 열심히 날개 짓을 하더라도 몸통에 해당하는 국민들이 중심을 잡고 있는 한 추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번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대통령께서는 정치적 보복이나 제2의 계엄은 생각하지 마시고, 너그럽고 어진 마음으로 포용하시고, 이버 사태로 인해 연루된 모든 분들을 용서하시어 조금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살펴주시며, 오직 국태민안에 힘서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만약 인용되더라도 억울함에 분노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법적 책임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번 사로 인해 정치적 보복을 생각하지도 말며, 오직 통합의 길을 모색하여 하루빨리 국정이 안정되도록 힘써 나라의 안정과 민생을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진실로 탄핵을 반대하는 분들 중에도 나라를 위하는 분들도 있고, 탄핵을 찬성하는 분들 중에도 나라를 위하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문제는 탄핵을 반대하는 측이나 찬성하는 측에 서서 온갖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채우기 위해 선전 선동하는 무리들이 있는데, 이들의 뜻 데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깨어있는 자유민주 시민의식으로 진실로 나라를 위하는 분들끼리 한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두 부류의 사람들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예리함이 쇠도 끊을 수 있고, 한마음으로 하는 말은 마치 난초의 향기와 같다(二人이 同心이면 其利斷金이로다. 同心之言이면 其臭如蘭이로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땅에서 여당과 야당이 한마음이 되고,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한마음이 되며, 온 국민들이 한마음 되어 국태민안의 향기가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나가길 희망하는 시국선언을 하는 바입니다.
 이 같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향을 사르고, 고유문을 낭독하니, 성현들께서 감응하여 주소서! 국태민안 만세!

/보은향교 유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