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농촌쓰레기문제 심각

1991-11-23     보은신문
농촌지역의 쓰레기 처리문제가 도시 못지않게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도 쓰레기 처리로 몸살을 앓고있는 것은 이미 오래전 부터이다. 마을 어귀와 하천변 곳곳에는 쓰레기가 수북히 쌓여있고 논두렁 밭두렁에는 빈 농약병과 깨진 유리조각, 비닐 등이 널려있어 이 하천물이 대청호로 유입,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같이 농촌의 쓰레기 오염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농촌의 생활수준과 소비패턴의 변화에 의한 쓰레기양의 증가에 비해 수거대책은 절대 부족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같은 양의 증가와 함께 성분의 악화는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플라스틱과 나일론 등 화합물질과 1회용 소모품 포장지의 증가로 피해가 늘고 있으며, 특히 수은전지, 약품 용기, 형광등 등의 피해가 심각한 실정인데다 영농방법의 변화로 사용이 증가하는 폐비닐과 농약빈병은 제대로 회수가 되지 않아 농촌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관내 수한면 교암리 5천4백6㎡, 내속리면 갈목리 1만6천5백㎡의 쓰레기매립장에서는 하루 30여t의 쓰레기를 처리 하고 있다.

면단위에는 쓰레기 매립장이 있어도 처리량이 적은 편이고, 먼 곳까지 쓰레기를 운반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주민들은 인근 하천에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즉, 쓰레기로 인한 오염이 심각성을 주민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고, 또 안다고해도 마땅히 쓰레기를 버릴만한 론럴박스, 적환장 등의 설치가 미비한 것이 현실이며, 설사 마을에 적환장이 설치되어 있다해도 가정에서 적환장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먼길을 걸어가야 하는 불편 때문에 적환장 사용은 목적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내에는 보은읍 4.04㎢, 내속 2㎢, 마로 0.35㎢, 삼승 0.69㎢, 회북 0.08㎢, 내북 0.04㎢ 등 모두 7.2㎢의 특별청소구역을 지정하고, 청소차 4대와 경운기 5대, 리어커 34대, 론럴박스 29개, 미화요원 36명이 배치돼 쓰레기 처리업무를 맡고 있다. 마을에 설치도어 있는 적환장은 모두 70개소인데, 군내 2백43개 마을 중 특별 청소구역 27개 마을과 50호 이상의 마을에 1개씩만 설치한다해도 현재로선 절대 부족한 형편이고 내년에 론럴박스 30개를 증가설치 한다해도 수거능력은 쓰레기 물량의 60%밖에 수거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절대 부족한 미화요원은 92년도에 29명을 증원해야 할 실정이고 보은읍에 8.5t압롤카를 구입해야 하지만 군비의 재원확보에 따른 어려움으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쓰레기 처리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군에 따르면 올해 군민이 부담한 오물수거료는 5천6백51만7천원에 불과하나 연간 각종 생활쓰레기 처리비용은 4억5천9백40만원으로, 4억2백88만3천원을 순 군비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쓰레기 처리에 있어 주민이 15%, 군이 85%를 부담하고 있어, 빈약한 재정자립도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군의 입장으로서는 쓰레기 처리가 주는 부담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농촌쓰레기 외에도 군과 주민이 쓰레기처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외속리면 서원리 일대의 계곡과 하천, 내속리면 북암, 산외면 백석·장갑 일대, 수한면 동정저수지, 회남면의 대청댐 등 고원지역이 아닌 곳에 여름 휴가철에 몰려드는 도시피서객들이 버리고간 쓰레기이다. 모여드는 피서객은 유명유원지의 인파를 방불케하고 그에 따른 쓰레기는 막대하지만 실제 이들 지역은 일반 하천으로서 쓰레기수거료 및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없어 이 지역에서 발생되는 쓰레기처리와 자연보호활동은 오히려 피해자인 인근 주민과 행정기관이 무상으로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군은 유명 계곡 쓰레기 수거 및 자연보호 활동을 유관단체 및 주민들을 도원, 연중 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이에 도시피서객들에 의해 발생된 쓰레기를 피해자인 농촌지역 주민들이 피서철마다 전담해야 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과 아울러 현행 유원지 또는 관광지 지정관련 조례를 개정해 더 이상 방치가 곤란한 계곡이나 하천 등은 쓰레기수거료를 징수하는 등 농촌주민들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가정에서, 유원지에서 농사용·생활용의 각종 쓰레기는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수한면 교암리의 쓰레기 매립장은 올해로 사용기한을 넘기게 되고, 내속리면 갈목 소각장과 올해 겨우 예정지 타결을 본 보은읍 용암리 쓰레기 매립장, 면별로 1개씩 있는 소규모 매립장이 앞으로의 이들 쓰레기를 모두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적환장도 없는 마을이 대부분이어서 농촌마을의 가정용 쓰레기와 영농용 쓰레기는 앞으로 더욱 가중되어 마을입구와 하천변에 쌓여질 수 밖에 없는 실정속에서 쓰레기 오염에 대한 심각성은 더해지고만 있다.

구의 환경보호과 신설로 환경오염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 해결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실질적인 재원이 뒤따라야 하는 농촌쓰레기 처리에 있어 인력과 장비 등의 마련은 빈약한 군 재정으로 볼 때 매우 불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군민들은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 나 혼자만의 편리함 때문에 하천변 같은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자제해야 하고, 8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의 작은 실천에 동참하여 우리 고장의 환경오염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