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 -청소년 선도의 길-
고경철(보은경찰서 수사과장)
1991-11-16 보은신문
청소년의 선도 문제에 관하여도 각자 견해의 차이에 따라 나름대로의 의견이 있을 것이로되, 치안일선에서 법률을 직접 집행하며 청소년문제를 담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평소에 느끼고 생각해 오던 개인적인 소견 몇가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청소년들은 우리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배우며 성장한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바른 지도를 위해서 우리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모범적이고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으로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던가, '향싼 종이에선 향내 나고 생선싼 종이에서 비린내 난다'는 등의 격언은 여기에 적합한 비유라 할 수 있겠다. 가정과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남을 이해하거나 사랑할 줄 모르는 메마른 정서의 소유자가 도기 쉬운 것이다. '문제아 뒤에 결손가정 있다'라는 표어는 다시한번 음미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리라 본다. 그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어린 청소년들을 주변의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일 것이다.
최근의 사회구조가 산업화 다양화 되어 가면서 우리의 생활 주변에 무방비로 노출된 수많은 유해환경의 유혹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유해 환경을 추방하고 감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그러한 유해환경에 현혹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다음이 사랑의 실천으로서 우리 어른들 모두가 청소년들에게 인간미 넘치는 다정한 대화로서 이해와 관심을 표시해 주고 따뜻한 격려와 사랑을 베푼다면 우리 청소년들을 더욱 의젓하고 성숙한 모습을 사회에 선물해 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이땅의 사랑하는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그대들의 명예와 신의를 귀(貴)히 여기고 창의적인 자세와 불굴의 의지를 몸에 익혀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줄 알며, 하늘을 포용할 넓은 마음으로 평화와 평등이 넘치는 축복의 땅 보은(報恩)을 늘 푸르도록 가꾸어 가자."
(생각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