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살리기의 ‘허상’

2025-01-09     나기홍 기자

 보은정보고가 지난 3일 마지막 졸업식을 갖고 충북생명산업고와의 통합을 밝혔지만 사실상 폐교에 돌입했다.
 또, 최재형 군수의 모교인 송죽초등학교도 판동초 송죽분교로 강등됐다.
 전교생이 12명에 불과한 회남초등학교도 2년 후인 2027년까지 학생수가 늘어나지 않으면 분교 또는 폐교의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를 느낀 회남면 지역에서는 지난달 기관 단체장 및 주민들이 모여 작은학교 살리기에 나섰지만 그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처럼, 농어촌 지역에서 지역소멸의 징후로 곧잘 이야기되는 것이 초등학교 폐교 문제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초등학교는 역사적 정체성과 함께 문화적 가치를 공유한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교 폐교는 지역 황폐화 혹은 역사의 상실감과 발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절박감을 깨닳은 충북교육청은 지난 2023년 8월, 저출생 및 도심공동화 현상 등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작은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생력 촉진을 위한 교육인프라 구축, 다양한 작은 학교 모델 개발, 촘촘한 행·재정 지원을 중점과제로 선정했다.
 또, 3년간 분교장 개편 기준을 학생수 20명에서 12명으로 완화했고, 농산촌 특색학교 선정 및 공동 일방학구 확대, 공동 일방학구 통학지원 개선, 작은학교 공동교육과정 모델 개발, 작은학교 간 연합운동회 등 공동행사 운영지원 확대, 시설 사업 투자(지역별 특화 거점학교 공간사업 및 학교색깔 꾸미기 사업 등), 작은학교 간 교직원 소통 프로그램 운영 , 학교운영비 지원 방식 개선, 작은학교 교직원 생활환경 개선 위한 행재정 지원(관사 신개축 등), 다양한 형태의 충북형 작은학교 모델 개발확산(농산촌 거점형 및 캠퍼스형 학교 모델, 지역 특화형 모델 및 도심형 작은학교 모델 등) 등의추진과제를 담았다.
 그해 5월, 도교육청은 초·중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작은학교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수렴했고, 412명으로부터 제안받은 정책에 대해 관련 부서 검토 및 협의를 거쳐 본격적인 종합계획도 수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23년 7월에는 학교장, 교육지원청 과장, 행정실장, 교사 등 50명을 대상으로 설명회 및 협의회를 통해 종합계획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한 것을 시작으로, 교원, 지방공무원, 교육공무직원 등 10개 단체 및 노조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학교장 등 전문가 집단의 협의회를 구성해 작은학교 지원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진행하는등 적극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안타까운 눈초리다.
분교장 개편을 12명으로 한 것은 한 학년에 2명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어떤 학년은 1명, 어떤 학년은 3명일수도 있다.
 한 학급의 학생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성장하는 어린이들은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잃는다. 교육은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을 가진 합리적 인재 육성을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작은 학교 살리기에 더 이상 연연하지 말고 한 학년이 적어도 20여명은 되는 그런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작은학교 살리기는 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