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상달에 ~ (밥상머리교육 나눔1)
오늘은 오랜만에 태봉산에 올랐다. 초가을까지 폭염으로 엄두도 못 내었던 산행인지라, 초입부터 숨이 할딱거리기 시작하였다. 하늘 아래 충만했던 태봉산의 푸르름도 시월이 되자, 사그락대며 라르고 템포로 익어가는 중이다. 몇 년 전에 연화봉 산철쭉을 보러 갔을 때만도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던졌었건만, 한 시간 남짓한 마을 뒷산의 산행이 만만치 않은 나이가 되었나 보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초가을 바람이 마음만은 아직이라는 내 오기를 흔들어댄다. 물 내리는 나뭇잎들은 저으기 애처로운 손짓을 해대고, 나뭇가지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개천절 하늘이 마음의 창문으로 들어온다. 우주의 오아시스인 가을 하늘 속에 새삼 나를 스쳐간 아이들의 얼굴도 스쳐간다.
내가 교직을 선택했을 때만도 단군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나 ‘청출어람’등의 교육이론에 맹목적으로 반하여, 막연하게 교사가 되리라는 신념들이 있었다. 누군가 ‘교육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포괄적인 답으로 얼버무렸지만, ‘사람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며 가르쳤다. 홍익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와 지도과정에 대한 연수에도 적극 참여 하였다.
‘나 하나만의 안주와 만족에서 탈피하여 모든 사람이 함께 행복하기를 추구한다’는 홍익교육의 목표에는 ‘내가 먼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는 나눔교육의 기저가 포함되기도 한다. 쉽게 말해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처럼, ‘TAKE & GIVE가 아니라 GIVE & TAKE’라고 배웠다. 내가 먼저 줌으로써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자존감 향상 → 자기 존중(행복) → 타인 존중 → 타인 관심 → 소통 → 나눔 → 행복이라는 로드맵을 이해시킴이 첫 단계이다. 우선 나를 사랑해야만 남에게도 나눠 줄 수 있음을 인식시키는 밥상머리였으면 좋겠다. 그 다음에 지도되어야 할 것은 나눔의 성격상 분류이지만, 지면상 다음에 나열하기로 하고, 프란체스카 교황의 ‘코로나 메시지’를 다시 상기해 본다.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열매를 먹지 않습니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은 자신을 먼저 비추지 않고 서산을 비추며, 저녁의 석양도 동쪽을 먼저 비추며 저물어 가고, 꽃도 자신보다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피어납니다. 이처럼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우리도 어려운 누군가를 위하여 이 세상에 왔다고 생각하면 훨씬 위로가 될 것입니다. 자신으로 인하여 누군가가 행복하다면 삶의 보람과 기쁨이 솟아날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당신으로 인하여 타인이 행복할 때, 생의 보람을 느끼며 삶의 기쁨이 솟아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가르침이고 우주의 섭리입니다.’라고 선포하였다.
오늘은 시월 상달 초사흘 개천절이다. 단군께서 하늘로부터 백두산 단목 아래로 내려오시어 이 나라를 건국하신 지, 참으로 몇 천년의 전설이 흘러서 지금의 이 나라로 번영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땅은 아귀다툼의 정쟁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세계는 여기저기서 대량학살의 전쟁으로 참혹한 폐허의 현장을 만드는 중이다. 사회적으로는 극단적인 인격장애로 초면까지 살해하는 인면수심의 현장이 늘어만 간다. 모두가 극단적이고 자기지향적인 이기심에서 발동되는 참혹한 상황이라 하겠다. 이기적인 에너지를 이타적으로 전환 시킬 세대가 오기를 절실히 염원한다면, 오로지 본성에서만 나올 수 있는 나눔 정신을 가르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나눔교육은 지도자가 먼저 양선(讓先)과 공유(共有)의 개념을 이해하고, 실천할 때만이 성립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부모가 먼저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최고의 양약’임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나눔이 행복이다’를 가르칠 때, 꼭 덧붙여 줄 구절이 또 하나 있다
‘너는 충만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네 영혼은 지구를 돕고 많은 생명을 사랑하기 위해서 왔다. 충만한 사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나눔을 주는 것은 진짜 영웅이거나 귀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홍익하는 사람이 되거라! 그 에너지가 부메랑처럼 너에게 다시 돌아와서 행복이 넘치는 특별한 삶을 누릴 것이다.’라고 들려주면 좋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오랜 역사감을 가진 숭고한 배달민족이기에,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건국이념을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이다. 영원히 시들지 않는 단목잎으로 삼천리 방방곡곡을 아름답게 장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