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
이 무더위에 벌써 가을?
맞다. 어제부터 가을에 들어섰다.
올여름은 정말 그 어느 때 보다 뜨겁고 뜨거운 여름이었다.
방송에서는 38년 만에 찾아온 더위, 40년 만에 찾아온 더위라며 연신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곳곳에 폭염경보와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우리 보은군도 그 대상에 들었다 빠지기를 반복했다. 8월에 들어서면서도 폭염은 이어져 지난 3일에는 경기도, 강원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전북자치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제주도,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세종 등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우리 보은은 폭염경보에서 벗어나 서해5도, 강원도(태백, 평창평지, 강원중부산지), 충청북도(보은), 제주도(추자도, 제주도남부중산간), 인천(강화, 옹진), 울릉도, 독도와 함께 한 단계 낮은 폭염주의보에 머물렀다.
이처럼 체감온도가 36~39℃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전국 곳곳의 해변과 계곡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우리 보은의 서원계곡, 만수계곡, 속리산계곡에도 수많은 피서객이 몰려들고 있다.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월은 가고 있다. 초복(初伏)과 중복(中伏)을 지나고 벌써 입추에 들어선 데다 오는 14일이면 말복(末伏)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 한다.
우리는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 삼복기간이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워, 요즘처럼 몹시 더운 날씨를 가리켜 ‘삼복더위’라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복날에는 보신(補身)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장만해 먹어왔다. 과거에는 개장국을 만들어 먹었지만, 작금에는 염소탕, 닭백숙, 아니면 팥죽을 쑤어 먹으며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기를 기원한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사람들은 산간 계곡이나 해변을 찾아 피서를 즐겼고 이를 지켜보는 연인이나 엄마들은 발을 물에 담그고 참외와 수박을 나눴다.
올여름에도 속리산 만수계곡과 삼가계곡에 이런 풍경이 스쳐 지나가고 있고, 더위도 스쳐 지나갈 것을 예고하고 있다.
덥다 덥다 하지만 가는 시간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수천년 이어온 우리의 24절기 중 입추(立秋)를 지났기 때문이다.
무더위를 푸념하고 있지만 다음주를 지나고 나면 더위는 우리들 곁에서 서서히 꼬리를 감추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원하고 풍성한 가을이 찾아온다.
무더위속에서도 사과, 배, 대추는 무럭무럭 성장해 가고 있으며 추석을 지나면서 주렁주렁 달린 각종 농산물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하며 수확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보은군에서는 이를 예고하듯 ‘2024 보은대추축제’ 기간을(10월12일~10월 20일) 확정하고 대추축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사회단체에서도 가을철에 치러질 각종 행사를 서서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인 ‘2023 보은대추축제’는 코로나바이러스 난국으로 인해 3년만에 개최했으나 대추 51억5599만원, 기타 농특산물이 10억2279만원 총 61억7878만원의 실적을 거뒀다. 어쨌든, 입추가 지났다.
가을(立秋)에 들어선 만큼 보은군민 모두가 마지막 남은 말복 무더위를 잘 이겨내고 오곡백과가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