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을 활짝 열어가는, 신문철·박정임 가정

대추재배와 굼벵이 양식으로 60세 청춘 꽃 피워

2024-07-25     나기홍 기자
신문철·박정임씨
신문철씨가

 서울이 고향인 부부가 시골 마을을 찾아 인생 2막을 활짝 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내북면 법주리에서 대추재배와 굼뱅이 양식을 하고 있는 신문철(65)·박정임(61)씨 부부가 그들이다.
 신 씨가 보은과 인연이 된 것은 대추 때문이다.
그는 평생 몸담았던 기계 제작 및 기계설계 회사를 2011년에 정리하고 인생 2막을 준비하기 위해 10여년간 전국 곳곳을 누볐다.
그 과정에서 2015년 가을 속리을 찾았다. 대추축제를 홍보하며 나누어주는 보은 생대추를 먹어보곤 정신이 뿅 갔다.
사과, 귤, 배, 바나나, 파인애플, 포도 등 안 먹어본 과일이 없었지만 그 어떤 과일보다 맛있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아! 이거!!”라 느끼고 대추농사를 지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는 2016년,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내북면 법주리 현 위치의 수령 2~3년 된 1000여평의 대추밭을 매입했다.
 대추밭을 매입하고 서울에 올라가 농사지을 생각을 해보니 꿈만 같아 매매계약을 취소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계약취소를 할 수가 없었다.
 계약금을 매매가의 60~70% 주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인수해 농사를 지었지만 돈이 되지 않았다. 나무가 어렸고, 기술도 없었기 때문이다. 평생 번 돈은 자식에게 쥐어주고 자신이 가진 것은 10여 년의 방랑 생활로 다 쓰고 없어 대추밭을 사는데 들어간 것이 자산의 전부여서 대추 농사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사들인 대추밭은 관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청주, 대전 등에 나가 하루하루 품팔이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때, 하수오종가를 운영하는 이해숙씨를 만났다.
자신의 고통을 귀담아들은 이해숙씨는 고통 해결의 방안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이는 신씨의 귀에 쏙 들어왔다.
신씨는 결심했다. 그리고 현 위치에 농막을 마련하고 대추농사에 본격 뛰어들어 대추 재배농가를 방문해 전지, 병해충 방제 등 재배기술도 배우고 외연도 확대해 나갔다. 그것이 대추밭을 산지 3년이 되던 2019년이었다.
 그 과정에서 대추 비가림시설도 마련했고, 수확량은 늘어났다. 한해 적어도 2500~3000만원의 소득이 발생했다. 경영비를 공제해도 2000여만원의 순수익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10년을 훨씬 넘게 돈벌이 없이 살아온 신씨에게는 복권에 당첨된 것 같았다.
그 과정에서 귀농 귀촌인 모임에서 알게 된 속리산면 하판리 속리산굼벵이농장 김우성 대표의 권유로 3년전부터는 굼벵이 사육에도 뛰어들었다.
  3만마리의 굼벵이를 사육할 수 있는 70㎡면적의 사육장을 마련해 굼벵이를 사육하고 있다.
사육한 굼벵이는 환, 즙, 가루로 조제해 ‘건우 굼벵이’를 상호로 전국 곳곳에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얻는 소득은 연간 1500~2000만원 가량으로 ‘건우대추농원’에서 얻어지는 소득을 합하면 연간소득이 4000~5000 만원으로 농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지 불과 4년만에 안정적 소득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신씨의 노력은 방송사에도 알려져 지난 2021년 1월에는 KBS ‘6시 내고향’에 “새로운 농가소득 식용 곤충”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신문철·박정임씨 부부는 “대추농사를 지으면서 우리들의 인생 2막이 활짝 열렸다”며 “더욱 열심히 대추 농사와 굼뱅이 양식에 전념해 60대 청춘의 꽃을 활짝 피워나가겠다”고 미래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