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살만한 곳인가요?

2024-07-25     박진수 기자

 얼마전 보은으로 귀촌하려고 하던 분의 질문이었다. 순간 당황해 “살만합니다” 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이 대답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답변처럼 보은은 살만한 곳인지에 대해 생각에 잠겼다. 살만하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라고 우선 생각이 든다. 경제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소득의 기준은 물가와도 직결된다. 한달을 일해 벌 수 있는 돈과 소비를 통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비교해 쓰고 남을 수 있는 소득이라면 살만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소멸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지역 역시 귀농과 귀촌을 위한 이런저런 정책을 통해 소멸위기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런 노력은 우리지역 뿐만아니라 중소도시 대부분이 기발한 정책으로 인구유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50대 중후반의 수도권에 거주하시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보은에 일할만한 일자리가 있느냐는 막연한 질문에 본인이 소지한 자격증을 물었다. 퇴직 후 일자리를 위해 이런저런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보은으로 귀촌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과거 교육을 위해 직장을 구하기 위해 대도시로 향하던 발길이 보은군과 같은 농업위주의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는 분명 예전보다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은퇴자들의 제2의 인생을 보은과 같은 곳에서 보내고자 하는 중장년층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 보은군의 현실은 힘든 농사일은 외국근로자들이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중장년 은퇴자의 경우 기관 및 단체의 일용직 및 기간제 근로자가 대부분이다. 귀농귀촌을 했다고 하더라고 어떤 농사를 지어야 할지 일자리를 찾고 거주지를 찾고 땅을 찾고 하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은 분명 아니다. 보은군과 같은 중소도시 대부분이 귀농귀촌의 1번지를 외치는 모양새 속에 귀농귀촌을 하려는 중장층의 고민은 더욱 커져만 간다.
최근 주변에 귀촌과 귀농을 하려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은이 살만한 곳인지는 막연히 살만하다고 답변하기보다 어떤 점이 살만한지 명쾌한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귀촌을 물어온 지인은 주말에 시간을 내어 보은에 내려왔다. 이런저런 이야기속에서 자신이 은퇴전 준비해야 할 일과 은퇴 후 무엇을 먼저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도움이 되었다며 돌아갔다. 얼마지나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부인과 함께 보은으로 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우선 당장 일자리도 없는데 괜찮을까 하고 내심 걱정은 되었지만 일자리보다 보은이 자기와 맞다는 생각에 결심하게 되었다는 말에 보은은 살만한 곳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보은군은 분명 과거 교통이 불편해 찾아오기 쉽지 않은 지역이었다. 교통이 불편해 경제활동이 둔화되면서 결국 보은은 소멸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지만 살만한 곳이라는 기준은 이제 경제활동 보다는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정서와 환경으로는 분명 좋은 입지라는 사실이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중장년층이 자녀교육이나 대도시의 경제활동으로 많은 재산없이 귀농이나 귀촌이라는 사실에 돈보다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데 더 주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최근 퇴직연령이 낮아지면서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보은의 정서를 좋아하는 중장년층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살만한 곳이라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