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가치와 인간의 가치
박영옥(주부, 외속리면 서원리)
1991-07-27 보은신문
그러나 콘크리트 속에서는 생명이 존재하질 못한다. 우리가 생활하는 집도 콘크리트의 사각공간이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마음도 함께 굳어져가는 것 같다. 흙의 향기를 맡으며 초가집에서 살때는 인정의 샘이 넘쳐흘러 가난의 굴레속에 살아도 사람사는 것 같았다. 요즘은 인간의 가슴이 빙점으로 얼어 있고, 인간의 생명을 휴지조각처럼 버리는 세상이다. 몸에 좋다면 살아있는 것은 무엇이고 모두 먹는다.
한 살짜리 곰의 배를 갈라 배에 자물쇠를 채우고 호스로 곰의 쓸개즙을 빼먹는 광경을 뉴스시간에서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지금 우리는 냉혈동물이 사는 사회속에 살고 있다. 아내가 병이 나니 남편이 아내를 버리고, 자식이 병이 나니 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부모가 병이 나니 자식이 부모를 버린다.
윤회의 굴레속에 얽힌 운명의 장난인지 모르나, 돈의 가치속에서 인간의 가치는 허물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가? 행복의 조건은 과연 무엇인가… 버림받은 생명은 철저한 희생자가 되어 죽어가고 있는데…. 둥그런 지구속에 사는 우리는 왜 각진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까. 우리들 삶의 가치를 똑바로 알고 살아갑시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돈의 가치인지, 인간의 가치인지를
(생각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