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멍에

교도소 24시 <4편>

2024-05-23     정상규

TV 드라마에서 불륜과 혼외정사로 파괴된 가정에 대해 서로 끈끈하게 살아간다고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말이야 자기 편한대로 산다고 하지만, 거기에 딸린 어린 자식들은 대체 무슨 죄인가?
문제아는 결손 가정에서 생긴다. 소년교도소에 수용된 대부분의 수용자들이 결손가정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가정이 병들면 사회가 병들고, 사회가 병들면 국가도 망한다. 즉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도 국가도 모두 무너지고 만다. 그러므로 혼외정사, 즉 불륜은 가정과 사회, 국가를 몰락시키는 원흉인 것이다.
교도관으로 근무하면서 소년 재소자들이 있는 거실 앞을 지날 때면 한창 공부하고 자유롭게 활동하여야 할 청소년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모습에 안쓰럽기만 하다.
오래전 청송 감호소에서 근무할 때 알게 된 오 모 재소자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충남 천안이 고향이라는 좀도둑으로 감호 받아 살고 있다. 면회 한 번 오지 않던 사고뭉치의 재소자에게 노친이 면회 온다고 했다.
평소 친어머니는 안 계신다고 말하던 재소자 오 씨는 원래부터 가정이 있던 군인인 아버지와 처녀의 몸으로 근무하던 경찰 어머니 사이에서 불륜으로 태어났다. 아이만 낳고 떠난 어머니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그와의 사이에서 네 명의 아이를 출산했다고 한다. 그게 인연의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어른들 간의 불륜으로 배다른 형제들과 생활했지만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다 감호소로 오게 되고, 35년 가까이 소식이 없던 친어머니가 교도소 측의 전산작업 과정에서 발견되어 찾아오게 된 것이다.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자녀를 넷이나 두고 지금은 그 남편과 사별하고 있으며, 경북의 어느 사찰에서 보살 생활을 하고 있다나.
어쩌면 아주 옛날의 불륜이지만,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이렇게 평생을 응어리진 가슴으로 세상을 원망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태어나지 말아야 할 생명이 태어나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은 이렇게 평생 멍에를 지우는 것이다.
최근 음란성 성 체험기를 낸 어느 탤런트는 아주 떳떳이 대담하게 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여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는 착각은 아닌가? 문란한 사생활 속에 가정과 개인이 파괴되는 참담한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정말 모르고 있는 건지 한심한 노릇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자기 딸보다도 더 어린 소녀와 원조교제를 즐기던 어느 가장이 그 소녀의 남자 친구들로부터 심한 집단 구타를 당하고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았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가 정말 심각하다. 
성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원조교제며 불륜이 판을 치는 요즘 세대를 개탄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지금 우리 사회는 소리 없이 순결운동과 도덕성 회복운동이 번지고 있다. 혼전순결, 혼인 후 부부간의 순결은 너무도 성스러운 일이며, 이러한 순수함의 도덕성 회복운동은 어두운 우리 사회를 밝혀 주는 등불이다.
사회 곳곳에서 도덕성 회복운동이 확산되어 한 번쯤 제대로 된 사회에서 살아 봤으면 한다. 순수함과 올바른 도덕성으로 우리 사회에 웃음이 넘치기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