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면 주민들 “양돈장 이전하라” 한목소리
“돼지 똥 냄새 때문에 산외초 폐교 위기” 구티리 곳곳에 현수막 걸려
산외면 주민들이 “제발 살려줘요. 산외초 아이들이 양돈장 악취에 괴로워 한다”고 쓰인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고 양돈장 폐업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문제가 되고 있는 산외면 구티리 양돈장 인근에는 “돼지똥 악취로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너무너무 괴로워한다.”, “산외초 아이들이 돼지 똥 냄새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한다”, “돼지 똥 냄새 때문에 산외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해 있다.”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또, “산외면민들이 돼지 똥냄새 때문에 괴로워한다”와 “35년간 돼지 똥 냄새 맡고 살았는데 더 맡고 살아야 하나? 이제 그만!!”이라 적힌 현수막 등 수십 점의 현수막이 구티리 일원에 나부끼고 있다.
현수막을 건 단체는 산외초등학교 43회 동창회부터 55회 동창회까지 무려 12개 동창회가 참여했으며, 산외면발전협의회와 산외면 이장협의회를 비롯해 새마을지도자, 풍물보존회, 한농연산외면협의회,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등 산외면지역 전체 사회단체도 현수막을 내걸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산외면 주민들이 이처럼 분개하는 것은 보은군에서(환경위생과) 가축분뇨 악취 문제로 고통맏는 주민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양돈농가의 양돈장 폐쇄시 15억원의 보상금을 제안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25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홍춘수 산외면 구티리 이장은 “군(환경위생과)에서 돈사 악취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양돈농가와 대화를 했다”며 “15억원까지 제안을 했는데, 25억원이나 요구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업비는 일시적으로 확보한 것이어서 올해가 지나면 사업비를 반납해 추진하지도 못하는데 이를 외면하고 양돈업을 지속할 경우 우리도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그 사람이 이곳에서 돼지를 더 이상 사육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은군 관계자도 “주민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양돈업주의 협조가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며 “합리적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끝까지 협조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지 않는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농장주 이달환씨는 “주변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에 왜 없겠느냐”며 “주민분들의 고통을 다소나마 덜어주기 위해 이번에 악취저감시설을 마련했다”고 자신의 노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돼지 값 하락, IMF사태, 돈사 화재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려오다 이제야 조금 안정되어 가고 있는데 지금 그만두라 하는 것은 너무나 부당한 요구”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로 이달환씨 돈사는 2017년 11월 화재가 발생해 당시 사육하고 있던 돼지 1,200여 마리 중 650여 마리가 화재로 손실되어 3억 7,000만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