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강 김병직 선생 자서전 출판기념회 ‘성료’
김종희 보은군재향군인회장, 숭고한 부친의 여정 밝혀
김종희 보은군재향군인회장이 지난 21일 보은문화원에서 부친 운강(雲岡) 김병직(91)선생 자서전 운강시집(雲崗詩集) 출판기념회를 갖고 부친의 숭고한 인생 여정을 되새겼다.
이 자리에는 구연견 보은향교 전교, 안경남 보은서예볍회 회장, 최재형 군수, 김종희 회장이 회원인 보은사랑76회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자서전 출판에 축하를 보냈다.
출판기념회 식전행사에는 국악인 지현아 병창단이 출연해 가야금 연주는 물론 ‘돈내려온다’등 전통 민요와 춤사위로 흥겨움을 선사해 우리 음악의 소중함을 가슴에 안겨줬다.
또, 김 회장과 친구인 김인각씨가 대금연주로 식장의 분위기를 가일층 북돋았다.
김병직 선생과 죽마고우인 나대찬 전 보은향교 전교는 “운강 선생과 나의 인연은 끝이 없다”며 “삼산초에 입학해 한 교실 한 반에서 공부했고, 가정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중퇴를 할 때도 같이했고, 군입대도 한날 한시에 다녀와 향교에 입문할 때도 함께 했다.”고 소중한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이처럼 평생을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켜본 운강 선생이야말로 어느 누구보다 훌륭하고 자랑러운 유학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운강 선생은 사전에 준비된 동영상 자서전을 통해 한시회의 태동과 운영 과정, 자신의 시를 낭송하는 등 살아온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운강 선생은 “지금으로 25년 전 1995년 5월경에 보은에서 10여 명이 참여해 속리산 한시회를 발족했고, 4년 만에 보은군의 첫 한 시집을 발간했고, 2008년에 제2집을, 2013년에 제3집을 발간한데 이어 2019년 제4집을 발간하였으나 애석하게도 이를 끝으로 속리산한시회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고 속리산 한시회의 여정을 설명했다.
이어 “한시회 회원들이 하나 둘 유명을 달리한 것이 그 이유였고, 한시회 시집속에 담긴 나의 시를 모아 오늘의 한시집을 발간하게 됐다”고 발간 사유를 밝혔다.
장남으로 이날 출판기년회를 주관한 김종희 보은군재향군인회장은 “고양된 사상과 정체된 감정을 한기로 표현한 예술, 인성이 묻어나는 힘있는 붓놀림의 멋과 아름다움, 가슴을 울이며 토해내는 시조 한 수의 매력은 덧없는 세월과 유림분들의 청춘을 훔쳐 가기에 충분했을 것”이라며 “황혼을 아름답게 엮어오신 나의 소중한 아버지, 저 같은 불효자에게 아버지의 구십평생의 삶이 절절히 스며든 시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드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며 감사에 감사를 더했다.
운강(雲崗)선생, 유교문화 창달과 한학의 일등공신(一等功臣)
운강(雲崗)선생은 6.25 동란이 끝나고 군대를 제대하고 농사일로 자식을 부양하던 중 나이 44세에 동네 이장을 맡아 18년 동안 보면서 당시, 한문은 물론 한글을 모르는 주민들이 많아 어릴적 배운 한문 실력을 발휘했다.
아침 9시만 되면 탁골(어암2구)에서 보은서예협회까지 걸어 나와 회원들과 교류하며 필력을 익히고 한얼회관에 위치한 보은향교 사무실에서 향교 행사에 참여하는 등 인의예지(仁義禮智)실천에도 앞장서 실천했다.
운강(雲崗)선생은 김건식 전 보은문화원장과 2009년 당시 ‘보은군지리지’ 발간에도 앞장섰다.
‘보은군지리지’는 역대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지리지 삼국사기를 비롯한 고려사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를 포함해 조선환여승람등에 실려 있는 전국 각지의 기록중에 보은군과 관련된 부분을 한글로 풀어 작성한 자료집으로 보은의 역사를 알고 싶었으나 한문으로 되어 있어 어려움을 겪었을 한글세대들에게 우리 고장 보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조상의 유산을 물려주는 귀한 계기로 운강(雲崗) 선생은 이에 커다란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운강(雲崗)선생은 보은읍 성족리 백인말에 위치해 있던 서당 ‘석천암’을 해체하면서 발견된 상량문을 해석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상량문 내용도 해석하며 한학의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당시 상량문은 대격(글자와 뜻이 같음)으로 쓰여진 한시 성격의 상량문으로 해석이 어려웠으며 그 가치는 보은군 보물로 입증됐다.
운강(雲崗) 김병직 선생은 앞서 언급한 대로 어린시절, 젊은 시절을 보내고 1994년 보은향교에 입문해 2003년 보은향교지 집필 편집은 물론 현재까지 600여부의 한시집을 발간·배부했고 충북유형문화재 제95호인 보은향교 복원 및 신축에도 적극 참여해 기여하는 등 지역 유교문화 창달과 한학 발전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한편, 이번에 출간한 운강선생의 시집 운강시집(雲崗詩集)에는 첫 한시작(漢詩作) ‘삼산시회(三山詩會)를 시작하며’를 비롯해 총 1334편의 한시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