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부 하장리 겨울방학 어린이 한문교실 운영

하늘 천 따지…충·효·예 산교육

1991-02-02     보은신문
하늘천 따지… 겨울저녁 마을어귀에서 울려 퍼지는 어린이들의 글읽은 낭랑한 목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한결 따뜻하게 한다. 탄부면 하장리 마을경당에서 박정렬(79. 보은향고 탄부면 유림대표), 권상식(67. 보은향교 탄부면정)옹은 지난 88년부터 해마다 방학이면 한문교실을 열어 동네아이들의 한문은 물론 예절을 하루 2∼3시간씩 가르치고 있어 화제.

저녁 6시30분이면 마을내 40여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할아버지 선생님들의 선창에 맞추어 천자문, 동문선습, 명심보감을 읽는다. 이렇게 명심보감까지를 떼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면 한문실력은 교사에게도 뒤지지 않고, 뿐만아니라 생활면에서도 모범학생이 된다고 자랑. 요즈음 윤리의식이 땅에 떨어져 이를 되살리는데 유도회원들이 앞장서 보자는 동기에서 보은유도회가 주관이 되어 한문교실을 열었던 것이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커져 배움의 터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권상식옹은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른을 공경함을 근본으로 하여 작은 것에서부터 예를 실천하도록 가르친다"며 "여기서 배운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한문실력이 월등히 우수하다는 얘길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요즈음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문으로 주소조차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지금, 천자문을 척척 읽고 써내는 권현구군(보덕구교 2년) 은 "방학때는 매일 놀기만 했었는데 한문교실을 나오고부터는 덩달아 다른 공부까지도 하게된다"고 흐뭇해한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저녁이면 경로당 노인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무릅쓰며 한문·예절교육에 힘써 충분히 타의 귀감이 될 만하다는 것이 주의의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