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범 선생, 에세이 「고개숙인 허수아비」 출간

2023-05-25     나기홍 기자

 수필가 사평 김정범(81) 선생이 자신의 에세이 「고개숙인 허수아비」를 지난 10일 출간했다.
171페이지 분량으로 쓰여진 이 책에는 주옥같은 수필 47편이 담겨져있다.
1부 ‘그리움’에 9편, 2부 ‘일상생활에서 여백을 채우다’에 14편, 3부 ‘사노라면’에 14편, 4부 ‘생각이 머무른 자리’에 10편의 수필이 잔잔히 흐른다.
 김정범 선생의 수필집은 ‘4월에 부르는 고향의 노래’로 시작된다.
여기에는 “지독히도 추웠던 겨울이었기에 언제 봄이오고 언제 동토가 풀려 싹을 돋울까 싶더니 어느새 풀내음 실려 오고 목련은 꽃망울을 틔운다.”며 겨울을 보내고 찾아온 봄이 꽃망울을 틔우면서 시작된다. 
 ‘가을편지’도 썼다.
 가을편지에는 “가을의 발걸음이 빠라지고 있다. 이제는 들녘을 지나 깊은 살골짜기로 달려가니 이 가을이 또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시작했다. 이어 “오래전 어떤 일로 부산에서 아내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아내는 지금도 그 편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편지내용이라야 몸은 여기 있어도 마음은 당신 곁에 있다는 말과 아이들과 당신을 사랑한다는 어찌보면 상투적인 말일 수도 있겠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지고 있눈 것을 보면 그래도 아내는 그때 그 편지를 받아본 순간이 행복했던 모양이다”라고 옛날을 회상했다.
 책 제목이 된 ‘고개숙인 허수아비’에는 “가을이 되면 허수아비가 농촌의 평화로운 모습을 연상캐 하는 향수의 대상으로 그리움을 자아내기도 하다지만 이렇게 참새에게까지 천대를 받아서야 어찌 마음이 상하지 않겠는가, 자존심도 자존심이겠지만 아마도 주인에게 제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마음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애써 가꾼 곡식을 참새에게 다 빼앗기고 속상해하는 아내와의 이야기를 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수필집 뒤 표지에는 ‘나를 찾아가는 길’에 담겨있는 “내가 비록 무거운 짐을 등에지고 사막을 걷는 낙타와 같은 현실일지라도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으면 그로 인해 성숙해진 나의 영혼은 분명 나를 위로해줄 것이라 믿는다.
 인생이란 나를 찾아가는 긴 여행이라고도 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찾기 위해 인생이란 고된 길을 가고 있지만, 나를 찾는다는 것은 우선 나의 존재 이유를 소중하게 여기며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다”고 자신의 인생길 의미를 가득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