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못지않은 열성으로 삶을…
18년간 끊임없이 신문배달해온 노인환 옹
1991-01-26 보은신문
"신문은 속달이 생명입니다. 비록 신문배달이지만 소신을 갖고 또 내게 주어진 최대의 복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노인환 옹이 신문배달을 하기 시작한 것은 18년전. 남의 집 이발사로 고용되어 일하면서 4남 2녀나 되는 아이들 학비 뒷바라지와 생활을 꾸려나가기엔 형편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학비에 보탬이 될까하여 조선일보지국을 개설하였던 것인데, 신속배포 때문인지 구독자수는 갈수록 늘었고 조선일보사에서주는 10년근속 표창패를 받기도하였으며 지금은 조선일보외에도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도 함께 취급하게 되었다.
노옹은 경로당에 가서 소일할 시간도 없거니와 설사 여가가 있다해도 젊으닝들이 모임 장소에 가서 건설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만은…"이라는 그가 신문의 정치면이나 사설을 관심있게 읽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경기도 장호원에서 태어나 6·25전쟁때 피난하여 남하, 경상도 영천으로 대구로 장사를 하며 다니다가 지나 64년 마로면 관기에 정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노옹은 젊은이도 하기 어려운 새벽길 신물배포를 노구의 몸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은 2찬대전때 3년간 일본군에 끌려다니며 갖은 고생을 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전부인이 백혈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얼마 안되는 재산마저 탕진하고 그래서 머리좋은 자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한이 된다며 눈시울을 적시는 노인환 옹은, 콩나물을 길러 4남2녀를 장성시키고 신문배포도 같이 하며 남은 여생을 사로 버팀목이 되어 살아가는 부인 오정자씨(58)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넉넉치 낳지만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베풀며 사는 삶에 열중하는 노옹은 '한말 담을 봉지에 그 이상을 담으면 봉지가 터져버립니다. 필요한만큼의 돈만 있으면 되지 돈에 너무 욕심을 부려선안됩니다'라는 물질만능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주는 한마디 충고를 신문내지에 담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사람들의 가슴가슴마다에 열심으로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