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산(九屛山)

안실경(보은교사)

1991-01-12     보은신문
구병산은 외속리면에서부터 시작하여 마로면 적암리까지 주봉을 이루고 있으며 상주군 화령땅에서 끝나고 있다. 또한 산의 길이는 외속리면 서원리에서부터 시작하여 상주군 회남면에 이르는 장장 15㎞의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듯 움직이고 있는 명산으로서 보은땅과 상주땅의 기운을 한곳에 받아 우뚝 솟아있는 시루봉을 감싸고 있다.

구병산은 한마디로 말해서 영산(靈山)이라 할 수 있다. 이산은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과 금강산의 정기를 남쪽으로 끌어내려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이 산은 지금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산 이름도 먼 옛날에는 태조산(太租山)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후에는 구령산(九靈山)이라 부른 기록이 있다하며 천고산(天鼓山) 등 역사의 수레바퀴와 함께 그 이름도 여러번 바뀌어 내려오다 조선시대 말기에 마치 아홉폭의 병풍을 둘러친 듯한 아름다운 산이라 해서 구병산이라 부른 것 같다.

이 산에서 흐르고 있는 기운은 하늘에서 묘묘한 기운을 받아내려 만물이 화생할 수 있는 산이란 기록도 있다. 정감록에도 속리산은 그 명칭이 기록되어 있으나 구병산은 속리산에 묻혀 그 이름이 없었다. 정감록의 기록에 보면 속리산하 4증(甑)항이 피난지로 기록되어 있다. 증(甑)자는 시루증자로서 시루산을 말한다. 구병산의 정기를 휘감고 충청도와 경상도의 접경지에 높이 320m의 시루봉이 우뚝 솟아있다.

우리나라의 대철인들이 후천시대의 예고와 그 지방의 산세와 땅의 기운을 보고 예언해 놓은 것이 바로 정감사상이다. 그중에서 보은땅이 길지로 꼽히고 있으니 바고 구병산과 천황봉과 금적산의 영봉이 우뚝 솟아 있기 때문이다. 땅은 하늘의 기운을 받아 만물을 화생시키고 있다. 그중에서 사람은 그땅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는 영장이라한다.

특히 구병산은 동서로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산은 남북으로 달리고 있으나 구병산만은 동서로 충청도와 경상도를 있고 있다. 이제 후천개벽시대의 먼동이 터오고 있는 지금 청룡의 기운으로 태동하고 있는 구병산의 정기를 받아 보은땅에서 인류를 구원할 기라성 같은 많은 대인군자(大人君子)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명따라 전설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