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적산 아래 부자동네 상가리(신근이)
2003-01-11 곽주희
1962년 사업 이익금으로 전동민숙원인 호당사 등 개인 부담없이 전기가설, 새마을금고 운영, 학비, 농비 지원, 현재 재산 1억원.
1974년·1975년 2회 쌀증산단지 운영 전국 1위 대통령 표창, 1974∼1977년 4회 전국낙후마을 새마을지도자 현지교육마을, 지도자 대통령 훈장, 교육열의 학사 석사과정 36인, 사무관이상 7인, 소득증대작목 과수단지 조성 면적 18정 33인 현지 견학장.
- 1991년 10월 1일 건립한 상가리 마을자랑비 전문 -
상가리 마을을 들어가며
보은읍에서 원남쪽으로 19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좌측편으로 길게 양지를 따라 늘어선 마을이 나타난다. 큰 산은 없지만 조그만 동산에 소나무 숲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아름다운 상가리는 삼승면에서도 가장 부자마을로 소문이 나 있다. 상가리는 면적 1.33㎢의 면적에 인구는 96가구 239명(남 118명, 여 121명)이 살고 있다.
상가리는 삼승면 소재지로부터 3.5㎞ 북쪽으로 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은 달산리(達山里), 서는 서원리(西原里), 남은 탄금리(彈琴里), 북은 우진리(右陣里)에 접하고 있다. 본래 보은군(報恩郡) 삼승면(三升面)지역으로서 가습(可習 : 달산2리)의 위쪽이 되므로 윗가습 또는 상가(上可)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중가리(中可里), 막은리(幕隱里) 일부를 병합하여 상가리(上可里)라 했다.
상가리는 부자마을
상가리가 원래부터 부자마을은 아니었다.
상가리는 1958년 마을 스스로 농협 운동을 전개해 청년층이 일심단결해 공동창고를 짓고, 새마을가공공장, 도정공장, 협동이발관 등을 운영, 타 마을에 비해 마을이 잘 가꾸어져 있고 높은 소득도 올리는 등 선진 부자마을이 되었다. 또한 상가리는 1974년과 1975년 연 2회 쌀(통일벼) 증산 단지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지난 74년부터 77년까지 전국낙후마을 새마을지도자 현지교육장으로 각광을 받았던 것으로 이름이 높다.
박원진 송덕기념비
마을 입구에는 마을자랑비옆에 세워져 있는 밀양박공원진 송덕기념비가 눈에 띤다. 이비 뒤면에는 ‘惠及一方 荒年賑恤 衆人共公 扶危救窮’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비는 마을사람들이 1930년 흉년에 어려운 이들을 구제한 고(故) 박원진공의 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상가리는 5개 자연마을
상가리에는 신근이 남쪽에 있었던 마을로 탄금리 막음골 서북쪽 옆 골짜기에 있었으나 현재는 없어진 골막음골과 신근이 서·남쪽에 새로 된 마을인 새뜸, 새쪽 남쪽 음달에 있는 마을로 삼승초등학교가 위치한 음달말, 상가리 중심마을인 신근이(新根伊), 신근이 동쪽에 있는 마을로 신근이와 가습(달산2리) 사이에 있는 중가습 등 5개 자연마을이 있다.
상가리 맞은 편은 속갈골로 신근이 서쪽에 있는 골짜기인데 현재는 삼승농공단지 조성으로 없어졌다. 상가리 주민들은 매년 정월 2∼3일을 택일해 금적산 아래 산신당에서 산제를 거행했었는데 현재 지내지 않고 있으며, 마을에 4개의 샘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주로 과수 및 논농사
현재 상가리는 창고수입으로 연 1200∼1300만원의 마을기금이 적립되고 있으며, 이 마을기금으로 주민세나 적십자회비 등을 납부, 마을주민들의 어려운 가계 운영에 상당한 보탬을 주고 있다.
상가리는 현재 과수작목반(반장 김한호)을 조직해 과수(사과, 배, 복숭아)와 논농사(벼)를 짓고 있지만 지난 80년대에는 담배를 주로 많이 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8일 준공한 경로회관 및 건강관리실은 마을 사람들의 회의장소와 건강증진을 위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 화합, 단결력 으뜸
특히 몇해 전에는 6명이 회갑연을 열고 동네주민들을 초청, 마을잔치를 벌이는 등 지금까지도 마을에서 회갑연을 하면 봉투(돈)을 전혀 받지 않고 동네 주민들을 불러 흥겨운 한마당 마을 잔치로 주민 상호간 친목과 화합을 다지고 있다.
상가리 마을 주민들은 매년 동네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고 효도관광을 시켜 주는 등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경로효친 사상을 일깨워 주고 있으며, 마을 애경사시 전 주민이 내일처럼 발벗고 나서 도와주는 등 단합과 협동심을 키우며 가장 잘사는 동네, 행복한 마을을 가꾸어 가는데 힘쓰고 있다.
다시 돌아오는 농촌
상가리는 다시 돌아오는 농촌으로 또한 유명하다.
마을에 빈집만 있으면 외지 사람들이 빈집을 구입, 마을의 새 식구가 된다. 살기좋은 동네로 소문이 나서 인지 몇년 사이 5가구가 새로 전입했다. 그러나 상가리도 이농현상과 고령화되어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지난 99년 100여호에 270여명이 살고 있었으나 최근 3년사이 30여명이 감소했다. 또한 상가리에서도 청년들이 많지 않고 마을주민 70%이상이 고령화 인구다. 지난 72년 구성돼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마을청년회도 지금은 명목만 존재한 채 활동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마을 주민들의 바람
상가리는 달산2리와 탄금리로 가는 2차선 도로는 잘 뚫려 있다.
그러나 농로 포장은 전혀 안되있는 곳 중 한 곳이다. 삼승초등학교가 있는 음달말에서 새뜸, 신근이로 통하는 농로만 포장이 되고 다른 곳은 전혀 포장이 안돼 있어 농사짓기 힘들다는 것이 주민들의 불평이다. 농로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농기계 통행도 원활하지 않는데다 수확철이 되면 다 익은 사과나 복숭아 등 과수는 물론 벼 등 농작물을 운반하는 데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을 심부름꾼을 맡고 있는 김찬배(48) 이장은 “우리 마을은 부자 마을로 부족한 것이 없을 것 같지만 마을 농로가 전혀 포장이 안돼 있어 농사를 짓거나 농작물을 수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올해 농기계 통행이 수월해지는 등 농사짓기 편하게 농로가 말끔히 포장되는 것이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