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아가씨 선발대회 퇴출

군의회, 성상품화 조장 예산 삭감

2002-12-21     곽주희
매년 축제 때마다 열리고 있는 향토미인대회가 성차별을 조장하고 여성을 성상품화하고 있다는 여성단체의 폐지여론과 지역특산품의 홍보미흡, 자원부족 등의 영향으로 내년부터 향토미인대회가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군의회는 11월 27일 제127회 군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오규택의원, 간사 박세용의원)를 구성하고 2003년도 당초예산 심사에 들어가 내년도 대추아가씨선발대회 예산 2000만원을 불요불급으로 삭감했다. 이는 도내 타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로 충주시는 충주사과아가씨대회를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으며, 증평출장소도 내년부터 인삼아가씨선발대회를 폐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원군은 약수아가씨 선발대회를, 옥천군은 포도아가씨선발대회를 각각 폐지할 전망이다. 이밖에 도내 각 자치단체 등이 예산을 지원하고 JC 등 지역의 단체가 매년 개최해 온 향토미인대회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각 지자체들의 향토미인대회 폐지방침은 지역특산품의 홍보활동이 저조한데다 인구감소로 향토미인선발대회에 출전할 자원부족, 여성단체 등으로부터 향토미인선발대회가 여성을 성(性) 상품화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여성의 전화 등 도내 여성단체들은 지역 특산품 홍보를 위해 각 시·군 축제 때마다 열리고 있는 각종 미인대회가 성차별을 조장하고 여성을 성 상품화하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군내 여성단체에서도 “도내 각 지자체에서 개최하고 있는 향토미인대회가 여성을 상품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각 지자체에서는 문제가 있는 축제를 폐지하고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축제 이벤트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자성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김 모(39, 보은 삼산)씨는 “그동안 16차례나 개최하면서 선발된 대추아가씨들은 지역 농특산품 홍보에 활용하지 못하고, 성 상품화 및 성차별 조장은 물론 군내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에게 허황된 꿈을 꾸게 하고 바람만 들게 하는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자원부족, 성차별 조장, 성상품화, 홍보활동 저조 등으로 대추아가씨 선발대회는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