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흐름을 자신의 哲學으로

정은광(원불교 보은교당 교무)

1997-12-27     보은신문
역사의 회오리 바람처럼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세 사람중에 누군가 당선되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되고보니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은 오히려 처분해진다. 이번 선거에서 세 후보들은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국정을 잘 이끌어 보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상대방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데도 서로가 매우 인색하였다. 선거 3일전에 있었던 TV토론에서 그 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집안 식구들과 함께 시청을 하면서 이제 볼 만큼 보았으니 앞으로 투표 전날까지는 TV를 보지 말자고 제안을 하였다. 이러한 제안도 어쩌면 비 민주적인 힘(?)으로 존재하는지 모른다.

그 이유는 서로가 정책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면전에서 무참하게 헐뜯고 상처를 내는 모습에서 자녀 교육상 TV시청은 결코 좋지 못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우리집은 저녁시간에 책도 읽고 가족간에 대화도 나누는 어쩌면 모처럼 맞이한 편안함과 안락함 같은 것이였는지도 모른다. 투표가 끝난 지금. 이제 새 당선자 김대중후보에게 나름대로의 마음속 깊이 격려와 힘을 모아주워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어려운 고초와 슬픔이 우리들의 어려움과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일자 미국의 뉴스위크지에 의하면 한국의 남지리산 하나를 두고 그렇게 서로가 반목하고 굳어져 있는 상황은 매우 불행한 것이며 동서의 갈등속에서 오랜 피해자이며 수혜자인 차기 김대중 대통령은 이 문제를 푸는 어려움을 떠맡았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의식속에는 영·호남이란 원죄의 이야기는 애당초 존재하지도 안했었다고 한다. 역사속에 대통령들이 이런 터울을 악이용했음을 우리는 알고 이제는 국민화합을 위해서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도 바꿔져야한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은 자연환경의 물로 만들고 지역감정은 서로가 허물고 잊혀져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여 원래의 우리국민의 아름다운 성품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국가경제 찬바람과 그 어려움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자고일어나면 폭등하는 난방 연료값이 걱정이되고 소비자물품의 전반적인 인상으로 지출의 현격한 차이로 생활이 조심스럽게 움추려드고 있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1만$에서 5천불로 추락한 지금. 그만큼 살아가는데 절약과 내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에서 달러를 주고 사오는 여러형태의 물건의 소비는 자제해야 하고 먹고 남아야 넉넉하다고 했던 먹거리 미학도 조금 모자란듯 먹어야 오히려 나라와 가정을 위하여 의미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오늘날 이 나라가 이렇게 될 때 사람들은 현직 대통령을 탓하지만 도사 안창호선생의 말씀처럼 "다 우리국민의 탓"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의 소비형태가 의식을 대통령 혼자의 힘과 덕목으로 평가하는데 우리들의 모습이 먼저 왜소하고 처량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나름대로 생활철학과 계획을 가져야 한다. 가정 마다의 절약과 낭비요소를 찾아서 알뜰한 지혜를 가훈처럼 간직해야만 우리는 21세기를 희망으로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편들이 가계부를 집으로 가져가 부인에게 내미는 것이 옹졸한 것이 아닌 현명한 못브으로 보여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 변화가 없는 세상은 고립하고 안일과 타성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시야는 지난 50년간 집권당의 안일과 고집 그리고 타성적으로 방만함과 자만과 다를 것이 없다. 현실이 매우 급박하다고 한다. 그리고 뉴스 보기가가 겁이나는 국가 경제 위기사태 매일 신문과 방송보도에 의하면 환율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다.

이런 때 세상을 사는 처세를 위하여 고전 장자의 현덕이야기를 하고 싶다. 세상에 인간의 덕성중에는 자연의 위대한 덕성이 가장 아름다운 덕성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현덕이다. 현덕은 소유하지 말고 자랑하지 말며 주체하려고하지 말고, 공이 이뤄지면 몸은 뒤로 물러나야 한다. 부유, 부득, 부행, 功成身이라는 말이 가장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의 아름다운 행동철학이며 다가올 세기의 문턱에서 우리가 되새기는 삶의 지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