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이재한 vs 박덕흠 총선 엿볼 전초전?
곽상언 전 민주당 보은옥천영동괴산(동남4군) 지역위원장이 사퇴함에 따라 오는 6.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이재한(58) 민주평통충북지역 부의장이 지휘봉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재한 부의장은 동남4군에서 지역위원장으로 두 번의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다. 2016년 실시된 20대 총선 이듬해인 2017년 이 부의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을 잃었으나 지난해 12월 말 특별사면으로 정치적 활동 제약에서 해제됐다. 지난 3.9 대선을 앞두고는 곽상언 전 위원장이 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는 대신 이재한 부의장이 동남4군 지역의 선봉대를 잡기도 했다.
이재한 부의장은 무엇보다 국민의힘 박덕흠 국회의원과 두 번의 대결에서 패배가 쓰라리다. 그는 지난 2012년 총선부터 지역구에 본격 모습을 드러냈다. 5선 정치인 이용희 전 국회의원의 3남으로 ‘지역구 세습 vs 2세 정치인’이란 논란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첫 등판에서 쓴 잔을 들이켰다. 이어 2016년 총선에서도 박덕흠 의원에게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용희 전 의원은 2010년과 2006년 지방선거에선 보은옥천영동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보은에서도 이향래 전 군수와 정상혁 군수를 잇달아 배출했다. 이 전 의원의 공천은 곧 당선이란 말이 돌기도 했다. 특히 보은은 2007년 대선에서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이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곳으로 기록됐다.
2016년 남부3군(보은옥천영동)에서 괴산군이 추가돼 동남4군으로 개편된 국회의원 선거구는 전체 면적만 2808㎢에 달한다. 서울시605㎢ 면적의 4배가 넘는다. 영동에서 옥천과 보은을 거쳐 괴산까지 4개 지역구를 훑트려면 이동시간만 족히 2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세터가 넓다.
어느 특정 지역이 독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남부3군 시절엔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의 후보가 유리했지만 바뀐 선거구에선 어느 한 지역의 전폭적 지지가 있더라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 반드시 4개 군에서 고른 득표, 또는 적어도 두 지역 이상에서 높은 득표율을 올려야 한다. 그만큼 새 인물이 표심을 파고들기 힘든 여건이다. 대신 한번 지역구 터를 야무지게 다져 놓으면 큰 자산인 셈이다. 괴산이 가세함으로써 현역인 박덕흠 의원이 선거구 개편 이전보다 여유롭게 승리를 가져간 것이 지난 총선과 대선 개표결과에서 나타났다.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2개월 앞두고 공석이 된 동남4군 지역위원장을 공모하기에 시일이 촉박해 보인다. 공모를 내더라도 신청서를 내밀기 어려운 형국이다. 중앙당에서 인물을 내려꽂는 시대도 지났다. 이재한 전 동남4군 위원장이 지역구 위원장으로 사실상 복귀돼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평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