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위기를 기회로 주민과 화합분위기 조성 나서

주민들, 철저한 안전관리로 주민불안 해소 촉구

2022-02-10     나기홍 기자

 지난 1월 26일, ㈜한화 보은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내북면 주민들의 대응은 전과 달랐다.
 “우리 목숨이 중요하다! 한화 나가라” “무서워서 못살겠다! 한화공장 폐쇄하라!”등 20여장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린 것은 그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한화구미공장 보은이전을 막기 위해 조성된 ‘한화대책위(위원장 박헌주)에서는 사고 다음날인 1월 27일 오후5시,  한화 보은공장을 방문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 주민들의 고통과 불편을 상세히 전달하고 문제해결을 한화에 정중히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 주민은 “한화가 주민과 하나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쉬쉬하고 덮고 넘어가려고만 한다.”며 “봉쇄가 문제해결의 방법이 아닌 만큼 문제가 생기면 면민들에게 협조요청을 하고 숨김없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사전협의 없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문제를 개선해 실천하지 않는다면 어떤 조치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승섭 법주리 이장도 “법주리에 소를 키우는 농가가 있는데 어제 사고로 소들이 소사료를  먹지 않는다.”며 “이런 사고가 있으면 인근마을인 법주리, 화전리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 “이번 사고에 놀라 유산하는 소가 발생할 것이고 비육우는 살도 찌지 않아 한우농가의 피해는 예측할 수가 없다. 우리는 목숨을 내놓고 산다”며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우리 동네 주민들을 아예 이주시켜 달라.”고 지탄했다.
김언환 서지리 이장도 “그저께 밤 12시가 좀 넘어 ‘꽝’소리가 나서 밖에 나가 가스통이 터졌나 해서 살펴보니 이상이 없어 지진이 났나 하는 불안감으로 잠을 못 이뤘고 오늘 아침에 한화 공장에서 푹발 사고가 있었던 것을 알았다”며 “멀리 있는 우리 동네도 그렇게 놀랐는데   법주리와 화전리 주민들은 얼마나 놀랐겠냐? 주민들을 먼저 챙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 도대체 얼마나 폭발한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한화 신영균 사업장장은 “사태 수습에 매진하다보니 주민 분들께 제때 문제를 말씀드릴 수가 없었다.”며 “모든 것은 주민여러분들께서 지적하시는 것처럼 우리 한화가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한 것에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헌주 위원장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주민들의 말처럼 근처마을에 나가 놀라지 않았느냐고 위로를 했더라면 마음이 가라앉았을 텐데 그게 없어 아쉽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그간 소홀하고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과 한화와 주민이 상생하기 위한 협력조직을 구성해 운영안을 마련해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서는 “한화와 주민이 화합과 소통하는 협력조직을 조속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합의를 도출해낸 주민과 한화측은 주변에 걸어둔 항의 현수막은 한화측의 실천여하를 두고 떼어내기로 하고 일정기간 게시해 두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날 내북면 주민대표들이 ㈜한화를 방문한 것은 지난 1월 26일 밤 0시 25분경 한화 원료혼합공실에 비치되어있던 30~40kg가량의 화약 제조원료 질산암모늄 폭발사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