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남만 맬일 아니다

1997-12-06     보은신문
1997년 12월3일은 우리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되고 있다. 자치능력을 상실한 채 국제 통화기금으로부터 이날 경제주권을 정식으로 이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신탁통치속에 그들이 휘두르는 칼 바람에 꼼짝없이 끌려다녀야 한다고 한다. 잘알다시피 기업·금융계의 구조조정, 정부의 예산 삭감, 임금 동결, 공무원 조직 대수술, 농협 인원감축, 고물가, 높은 실업자수…

더구나 거의 모든 조직이 감원과 임금동결을 경쟁하듯 발표하고 있어 보은군에 있는 조직 또한 나름대로의 감원 계획으로 인해 내 주위 사람들이 감원대상이 되어 하루살이 인생이 될 수도 있다. 당장 환율인상등을 이유로 인상되었던 기름값이 연말에 일부 오르고 내년초에 또 올려야 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런가 하면 전기세 등도 인상 조짐이 일고 있다. 이미 목욕료가 올랐고 더불어 이미용료도 인상될 것이고 각종 식료품비 인상도 불보듯 뻔하다.

저성장 고물가 시대에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참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야할 처지가 되었다. 어느 것 하나 서민인 우리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없다. 그동안도 허리 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살아온 서민들에게는 이 추운 겨울을 더욱 썰렁하게 보내야할 처지가 되었으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당장 나 자신이 어렵게 되었다. 이미 보은군은 경제난 극복을 위한 실천 요강을 만들어 군민운동으로 승화, 전개시키고 있다.

각 단체에서도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대형 가전제품·고가 가전제품 사용안하기, 고급 유명브랜드 구입안하기, 숨은 동전 찾기, 연말연시 검소하게 보내기, 과도한 경조사비 삼가기 등 누구나 쉽게 힘들이지 않고 일상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동안도 경쟁력 10% 올리기, 사치풍조 배격 등은 누차에 걸쳐 강조해왔던 사안들이나 구호에 그쳤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매년 캠페인을 벌여왔던 때와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국가가 최초위기에 처해있는 지금은 우리 누구나가 실천할 수 있는 사안을 헛되이 취급해서는 안된다. 나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우리 누구나가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곧 공멸하는 것이다. 경제 열등생으로 전락한 오늘의 경제난국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우리 스스로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실천해야 할 때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