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 행정인가

1997-11-08     보은신문
본보 375호 1면에 보도된 내륙순환관광도로 명소화 사업과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신문사로 전화가 빗발쳤다. 전화내용을 간략하게 적어보면 다음 몇가지로 함축된다. 내륙순환관광도로라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내용과 이러한 중요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주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민선시대이후 행정기관에서 변화된 것이 있다면 공개행정일 것이다. 입안된 정책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사업의 적정여부를 거친후 사업의 최대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 변화된 행정기관의 모습일 것이다.

본 보도내용의 취재과정에서 나타난 주민과 행정기관간의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륙순환관광도로내 명소화사업의 추진부서인 보은군은 지난해 문제의 쉼터부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외속리면 서원리 일대 지역주민과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적정부지를 충분히 검토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반면 당시 군 관계자와 동행한 한 주민은 「지난해 군으로부터 서원리 일대 토지를 지목하면서 토지를 매입할 수 있느냐고 묻기에 용도가 무엇이냐고 묻자 주택을 짓는다는 것이 답변이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만약 이러한 대화내용이 충북도의 내륙순환관광도로 지정이후 명소화사업을 위해 사업선정 계획중 보은군이 쉼터를 조성하기 위한 외속리면 서원리일대를 검토한 과정이라면 주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주민은 단순히 주택을 짓기 위한 토지수용 검토였다고 알고 있었을 뿐 이 계획이 내륙순환광도로의 명소화 사업중 농산물판매장을 조성하려는 쉼터계획이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며 당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보은군의 관계자는 외속리면 일대는 토지매입이 어려워 쉼터조성이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첫번째 이유가 조성할 토지가 없다는 것이다. 해당 토지를 공시지가로 취득해야 사업을 추진할수 있다는 점에서 누가 토지를 내놓겠느냐는 것이 보은군의 주장이다. 어떠한 사업이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적정한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 지역주민에게 주택을 짓겠다고 말하는 것과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와 직결되는 농산물판매장 조성을 위한 계획이라면 차원은 달라졌을 것이다.

공개행정을 표방하는 민선시대를 맞아 우선 당장 사업진행이 쉽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미래는 항상 제자리만을 거듭할 것이다. 지금 나무를 심는것은 현재의 우리가 잘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을 잘살게 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 것임을 명심하자.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