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긴 속리산 분쟁

1997-10-18     보은신문
문화재 관람료 징수문제를 놓고 속리산이 떠들썩했다. 법주사의 문화재관람료 자율화지침에 관람료를 인상하자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현재 합동징수되고 있는 국립공원 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를 분리징수를 통해 물가인상요인이라는 화살을 피해보겠다는 것이었다. 서로의 갈등은 서로의 집단행동으로 표출되고 분리매표를 위한 매표소를 세우고 산문을 폐쇄하겠다는 강경론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에 속리산의 침체된 경기는 더욱 실추하기 시작했고 참지못한 주민들은 서로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생업을 포기하겠다는 극단적인 방법도 써보았지만 서로의 주장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공단본부에서는 속리산사무소 소장을 경질하는 등 강경한 인사조치로 법주사의 산문폐쇄에 맞섰다. 이런 와중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된다」라는 말이 나오고 속리산의 관광분위기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조계종단은 최종적인 강경론으로 10월15일까지 자신들이 주장하는 입장료 폐지 및 기존 합동징수 방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산문폐쇄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정부는 기한을 하루앞둔 지난 14일 조계종과의 정부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 결과는 예전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며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인상폭이 많았던 사찰에 대해서는 일부 인하조정하는 방안등이 합의 도출됐다. 그러나 속리산의 경우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집단행동이 진행되고 인사조치가 강행되던 파란에 비해 양측 모두 얻는 것이 없었다.

얻는 것도 없고 잃은 것만 남은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처음부터 일부에서는 서로 대안없는 싸움의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고 한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이제부터는 속리산을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번 분쟁도 지역주민들의 단합된 모습만 보여주었더라도 양상은 틀렸을 것이다. 양단체에 눈치만 보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사전에 제시해야 한다. 다끝나갈 무렵 타원서및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그 효력은 발휘하지 못했다.

진정한 속리산의 주인은 지역주민들이다.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지 않는한 지역주민들의 생계는 위협당할 것이다. 결집된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는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한 지금 가장 큰 목소리를 낼수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원상태로 돌아왔다. 더이상의 산문폐쇄는 없을 것이라며 더이상의 분쟁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서로의 맡은바 책임을 다할때 속리산으로 향하는 발길은 많아질 것이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