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숙제…계속사업 승계

차기 선출직공직자에게 바란다 <3편>

2021-08-19     김인호 기자

내년 7월 1일이면 열정의 아이콘 정상혁 군수가 일선에서 퇴임하고 새 수장을 맞이한다. 재임 중 긍정 평가는 차치하겠다. 내년 6월 1일 실시될 지방선거를 통해 선택될 차기 군수가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보은군 현안이나 논란을 낳은 사업들에 대해 짚어보는 세 번째 순서로 장안부대 이전과 제3산업단지 조성에 대해 알아본다.

좌표 잃은 장안부대 이전사업
보은군이 2017년부터 장안부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위치한 장안면 군부대를 이곳에서 15㎞ 떨어진 예비군훈련장으로 이전하고 대체부지에 군부대 시설물을 건립해주는 사업이다. 대신 보은군은 현 부대가 주둔한 장소에 한옥마을과 옛서당 관선정 복원 등을 들여 관광객을 유치할 구상이었으나 군부대 자리가 문화재 보호구역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제1구역이라 군 계획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한옥마을사업을 대체할 사업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문제는 부대이전에 드는 비용 188억원을 보은군이 부담해야 하는 것과 부대가 이전하고 난 빈자리에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할지 숙제로 남았다. 군 관계자는 “관광기반 시설 조성 등 지역주민과 연계해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2007년부터 부대이전 건의를 해왔다는 보은군이 부대 이전을 추진하는데 내세운 초창기 논리는 이랬다. “선병국 가옥 인근은 터가 좋다. 연꽃이 물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형으로 한옥마을과 조화가 잘 맞아 분양에 걱정이 없다. 3단계 지역균형발전 전략사업에 포함돼 있어 기반시설 등 도비 유치가 가능하다. 부대이전부지 12만평 중 군부대가 쓸 1만1800평을 제외한 나머지 땅은 보은군 소유다. 한옥마을을 짓게 되면 도와 군 지원 및 융자가 따르기 때문에 한옥건축비 및 토지에 대한 개인부담금을 낮출 수 있다. 신축부대 건축비용으로 90억원을 예상하지만 입찰시 예정비용보다 떨어진다. 토지분양대금도 보은군에 귀속된다. 문화재보호구역이라 다른 대안을 찾기가 힘든 지역이다. (2017년 보은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집행부 관계자 증언)
정상혁 군수는 2018년 2월 장안면 순방에서 “동학이 살아 숨 쉬는 장안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일등 가는 한옥 보존하고 그래서 보은의 자랑거리가 장안면이 되도록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응선 의원은 작년 12월 행정사무감에서 “부대이전 사업이 부대 이전을 위한 사업인지, 이곳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22년 완료 계획인 이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최초 사업비 추산이 96.9억원이었지만 143억 그리고 188억까지 증액됐다. 앞으로 군이 더 부담할 게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김 의원은 “아직도 추가될 부분이 너무 많은 것이 이 사업이 갖는 문제점”이라고 짚었다.
보은군은 이 사업에 대체시설부지 매매계약 체결,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등의 비용으로 작년에 2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계속 사업비로 37억원의 본예산이 편성돼 있다. 김 의원은 “실익 없는 군부대 이전사업 강행은 매우 우매한 행정”이라며 “국방부와 재협상 또는 들어간 돈 아까워 말고 중단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어느 한 방면에 예산이 집중 투입된다는 것은 필히 다른 분야의 희생을 동반한다. 군부대 이전사업은 차기 단체장에게 재·행정적 부담과 고심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제3산업단지 분양 숙제
보은군에는 5월 기준 국가산업단지내 한화 보은공장을 비롯해 장안면 동부 일반산업단지, 삼승면 보은산업단지에 44개의 기업과 농공단지 3곳에 54개의 기업과 개별입지 86개 기업을 포함해 총 185개 기업이 운영 중이다.
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은산업단지에 대한 기업투자유치 현황을 보면 48개사와 분양계약체결을 완료해 92%의 분양률을 달성하고 올해까지 100% 분양을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분양계약을 체결한 기업 중 90%에 해당하는 기업이 현재 가동 중이다.
민선7기 기업투자 유치에 대한 성과로는 투자협약 10건, 보은산업단지 분양계약 체결 14개 기업이며, 일반산업단지 및 농공단지 포함 총 124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군은 “조성이 완료된 보은산업단지 내 미분양 잔여부지는 올해 중 분양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군은 여세를 몰아 2024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제3일반산업단지 조성(개발면적 82만7000㎡)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 조성할 산업단지는 타당성 조사와 지방재정투자심사를 완료하고 내년 실시계획 승인 고시 후 2023년 착공 예정이다. 군은 “보은산업단지의 조기분양으로 신규 산업단지 조성을 시행한다”며 “산업시설 용지 확충으로 기업유치 활성화 및 지역산업발전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지자체 간 기업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차기 단체장은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부지를 분양해야 할 운명적 숙제가 주어졌다. 총사업비 1100억원 투입(국비 197억, 도비 50억, 군비 653억, 지방채 발행 200억) 계획인 3산업단지 미분양 시 보은군에 가해지는 재정적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