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실천해온 장수 지팡이 명인 서재원 옹
"코로나19 때문에 일 못해" 답답함 호소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산외면 신정리 장수지팡이의 명인 서재원(95)옹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평소 같으면 고령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구해다 자르고, 깎고, 다듬고, 색칠해 지팡이를 만드느라 바빳을 서 옹이 지금은 방안에서 외롭게 고독의 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에도 서 옹은 자택에서 TV를 보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재원 옹은 “코로나 때문에 만들어 놓은 장수지팡이도 전달하지 못하고 몸도 안 좋아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지팡이를 깎다보면 시간가는 줄을 몰랐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하며 흘러간 이야기를 건넸다.
서재원 옹은 1926년, 현재 살고 있는 산외면 신정리 서갑석(부)·유을득(모)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 옹의 부모님은 이후 큰딸 낙원, 작은딸 장원, 넷째 계원, 다섯째 용원을 낳았다.
모두 3남 2녀로 당시에는 대부분의 가정이 자녀를 이렇게 낳아 키웠다.
성장하면서 열심히 일해 온 서재원 옹은 불과 19살의 어린나이에 마을 이장을 보면서 시야를 넓혀 가며 나보다는 전체를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농업에 전념한 서재원 옹은 부모님을 잘 모시고 동생들을 잘 성장시켜 가정을 갖게 했다.
또, 동수, 동식, 동철, 동헌, 정자, 정애 등 4남 2녀를 낳고 성장시켜 이중 교복전문점 환타지아를 운영하며 루비라이온스 회장을 역임한 서정자씨가 서 옹의 딸이다.
형제자매로는 넷째, 남동생으로는 바로 아래 동생인 서계원씨는 이 마을에서 서재옹 옹과 함께 살고 있고 서동현, 서정숙, 서정옥, 서동학씨 등 2남 2녀가 자녀다.
이중 장남인 서동현씨는 보은읍에서 금성씽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산자율방범대 대장, 한국자유총연맹보은군청년회 회장, 삼산조기축구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보은군환경지킴이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막내인 서용원씨는 슬하에 별이, 나래, 주형을 두고 있다.
막내 서용원씨는 보은읍에서 금성가구를 운영했으며, 뉴보은라이온스클럽회장, 지역부총재, 보은새마을금고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서재원 옹은 “친자식, 조카들이 많지만 이 아이들과 며느리, 사위들의 이름을 다 기억한다.”며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정겹게 대하는데 모른다면 문제”라며 가족을 자랑했다. 서 옹이 젊어서부터 짚공예와 지팡이를 만들어 사회에 환원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많은 가족을 이끌어 오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던 서 옹의 결심은 80을 넘어서 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당시 78세로 6.25참전유공자회산외면회장이던 2004년, 지팡이를 만들어 이웃에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80세 후반이던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0대 후반에 들어서며 청각이 안 좋아 어디서 대화를 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갈 때도 마땅찮아 혼자만의 여가를 즐길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한 것이 짚공예였다.
4년여를 짚공예에 심취해 둥구미, 짚신, 멍석, 쟁반, 삼태기, 새집, 과일바구니, 매판, 주안상, 술잔 등 다양한 짚공예작품을 만들고, 이웃들에게 짚공예 기술을 전달하기도 했다.
서재원 옹은 “짚공예를 4년 가까이 하다 보니 목이 아프고, 손목, 어깨 어느곳 하나 안 아픈 곳이 없더라.”며 “하도 아파 3일 도리로 병원을 다니다 보니 이것은 건강을 해치는 것 이라 생각하고 눈 꾹 감고 윷도 깎아 보고, 농기구도 만들고 했는데 어느 친구가 지팡이를 만들어 보라고 해서 한 것이 올해로 6년”이라며 장수지팡이를 만들게 된 동기를 밝혔다.
서 옹은 “지금까지 장수지팡이를 만들어 보은군에 3,000여개, 보은지역 지인들과 단체에 1,000여개, 아들과 딸이 살고 있는 괴산군에 2,000여개, 충북노인회에 1,000여개를 줬고, 남아있는 것 까지 하면 현재까지 무려7450개나 된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없어져 할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코로나19 조기박멸을 기대했다.